세 번째 제주 한달살기 7일차_2026. 1. 18.(일)
작년 1월, 제주 한달살기를 하면서 성당을 매주 다녔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새 학교에 적응하고 시험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성당에 가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니다. 핑계였다. 그렇게 또 1년이 지나갔다.
오늘, 1년 만에 중문성당에 갔다.
11시 미사 30분 전에 도착해 고해성사를 하려고 했지만 결국 10분을 남기고 도착했다.
오늘은 새 사제의 첫 미사라 형제자매들이 많았다.
고해성사는커녕 본당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다.
본당 입구 쪽에 놓인 의자에 앉아 미사를 보았다.
아니, 보지는 못했다. 브라운관이 보이는 쪽에서 바깥으로 조금 비켜 앉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맞춰 미사를 따라갔다. 영성체는 받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부터 다시 성당에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성당에 다니며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친구를 위해, 이웃을 위해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들이 서로 겹치지 않고 한자리에 놓일 수 있도록...
미사는 그렇게 끝이 났다.
4·3 기념관 앞에서 잠시 서 있다가 그대로 왈종 미술관으로 이동했다.
예전에 빛의 벙커에서 보았던 이왈종의 그림이 떠올라 굳이 다른 곳을 찾지 않았다.
미술관 앞에 서자 건물부터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에 의하면 이 역시 작가의 아이디어였다
올해가 말의 해라서인지 마당 한쪽에 말 그림이 크게 걸려 있었다.
그림 속 인물들은 조금 과장된 얼굴을 하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서로 말을 걸 것 같았다.
옥상정원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눈이 시릴 만큼 밝았고 나는 그 자리에 잠시 서 있었다.
미술관을 나와 정방폭포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소라의 성을 지나 소정방폭포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최유리의 노래를 들었다.
엄마가 계시던 병원에 갈 때 자주 듣던 노래였다.
노래를 끝까지 듣지 못하고 볼륨을 조금 낮췄다.
차를 잠시 천천히 몰았다.
내일은 숙소 근처 곶자왈을 천천히 걸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