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제주한달살기 11일차_2026. 1. 22.(목)
제주에 온 지 3일째 되는 날, 식기세척기가 고장 난 것을 알았다.
호스트도 바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내가 직접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연락했다.
전화로 엔지니어 방문 예약을 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려고 했지만 그것도 만만치 않았다.
간신히 전화 상담 예약을 했고, 어제 연락을 받아 오늘 엔지니어가 방문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눈이 내려 혹시나 약속이 취소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됐다.
다행히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기사님이 도착했다.
급수 문제라는 것을 확인한 뒤 급수 밸브를 찾기 시작했다.
내가 열어두었던 밸브는 식기세척기와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기사님이 고정된 나사를 풀고 식기세척기를 완전히 들어내자, 뒤쪽 깊숙한 곳에 급수 밸브가 잠겨 있었다.
이런 위치에 밸브가 있다는 것도, 그것이 잠겨 있었다는 것도 서로에게 놀라운 일이었다.
어쨌든 밸브를 열고 나니 식기세척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기사님께 도로 상황을 물었다.
눈이 간간이 내리기는 했지만 기온이 낮지 않아 운전하기에는 괜찮다는 답을 들었다.
숙소 근처에 있는 Maison Notre Terre라는 카페에 갔다.
프랑스인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했다.
이름의 뜻이 궁금해 찾아봤다.
메종은 집, 노트르는 우리의, 테르는 대지.
‘우리의 땅’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제주 자연을 기반으로 한 편안한 공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는 설명도 함께였다.
카페 정원에서는 멀리 바다가 보였다.
아담한 정원과 주변 풍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흘러가는 구름과 하늘에 잘 어울리는 하얀색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입구에 프린팅된 상호명도 공간의 분위기와 잘 맞았다.
커피와 디저트를 고르기까지 조금 망설였다.
주인장에게 직접 묻고 싶었지만 다른 손님을 응대하고 있어, 대신 다른 직원에게 추천을 받았다.
산미 있는 커피보다는 고소한 맛을 좋아해 온두라스 드립 커피를 주문했고, 상큼한 레몬 타르트를 함께 곁들였다.
선택은 모두 옳았다.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며 책을 읽었다.
한 시간쯤 지나 숙소로 돌아가려다, 커피 맛이 마음에 들어 원두를 사기 위해 바 테이블로 갔다.
그제야 프랑스인 바리스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한국말을 하고 계셨다.
그의 조언대로 원두를 하나 골라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