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하연 Feb 11. 2023

스웨덴 슈퍼마켓, 이래도 되나요?

여행에서 놀라는 순간은 없던 것을 새로 발견하는 순간이 아니다.

우리 삶에도 있는데, 그것에 대한 태도가 다를 때다.


예를 들면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런 장면에서 놀랐다.

골목길에서 차가 측면 주차를 하는 중이었다. 차 한 대가 들어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좁은 곳에 차를 넣다가 앞차 뒤차 다 박는 모습을 보았다.

마치 놀이공원의 범퍼카처럼 박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 그런데 마치 일상인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주차를 하고는 차 주인은 사라졌다.


지금 뭘 본거지? 이 정도면 굉장한 차 사고 아닌가?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주변의 사람들도 우리처럼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차는 소모품이라, 이 정도의 접촉은 괜찮은 건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장면이다.


물론 못 보던 과일을 맛본다던가? 새로운 물건을 보는 것도 신기했지만,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가 제일 신선하게 다가왔다.


스웨덴의 슈퍼마켓에 들어가 놀랐던 건, 거대한 젤리존이었다. 내가 엄마가 아니었다면 별로 놀라지도 않고 스쳤을 장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엄마였기에 젤리부터 눈길이 갔다.

아이는 젤리는 좋아한다. 달짝지근하고 쫀득한 매력의 젤리, 모양은 얼마나 예쁘고? 색은 얼마나 환상적인가?

나도 내 아이가 아닌, 누군가의 이모라면 젤리의 세계에 박수를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이가 썩는 범인 젤리.



마냥 환영할  없는 간식이다. 한국에서쇼핑몰에 젤리 코너가 보이면 다른 곳으로 피해 돌아간다거나 국내 여행을  , 기분내기 용으로 사주는 것이 다였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가  때까지 탄산음료를  먹게 노력하기도 한다. 이렇듯  것은 아이의 충치예방을 위해 엄마들이 피해야 하는 들이다.


그렇게 생활 속에서 젤리와 보이지 않는 전쟁 중이었는데(아이는 안 사주니 학원을 갔다가 몰래 사서 가방에 넣어오기도 한다) 스웨덴의 거대한 젤리존을 보는 순간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젤리 가게가 있지만 이렇게 많은 종류를 보유하고 있진 . 또한 쉽게 가는 동네 마트에 이렇게 놓여 않다. 봉지로  젤리  종류만 있을 뿐이다. 아마도 엄마들이  사주는 분위기이기에 종류가 많지 않은 듯하다.




세상에 이리 다양한 젤리가 있다니, 신세계였다.









입술부터, 틀니, 귀까지 젤리로 인체를 그릴  있을 만큼 양했고, 작은 돌멩이 같은 초콜릿도 가득했다. 아이는 기분 좋은 문화충격을 받았고,  도대체 어떻게  일인지 이유가 알고 싶었다.



치과의사들의 협찬일까?

스웨덴 부모들에게  젤리는 즐길  있는 간식인 건가?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다.

역시 복지 국가네.

라는 결론까지 이르렀다.



우린 모르고 왔지만, 젤리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젤리여행 코스로 홍보해도 좋을 만큼 어딜 가나 젤리천국이었다.


우리가 슈퍼에서 다른 식재료를 보는 동안에도 아이는 아직도   바를 모르며 젤리코너 앞을 서성였다.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젤리 홍수에 무엇을 먹을지 몰라고민했다. 그러다  가지 골랐고 그중 틀니 젤리를 이에 끼며 제일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젤리의  걸기는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스톡홀름의 중심부에 갔을 , 마치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듯한 막대사탕부대를 만났다.


가게에 적힌

Have a sweet day! 라는

달콤한 인사에 이끌려 우리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에는 슈퍼보다 다채로운 형태의 디저트가 가득했다.

노벨상 수상자가 그려진 초콜릿 매달도 있었고, 포장이 감각적인 막대사탕도 있었다. 유령과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사탕과 이모티콘 사탕, 팝잇 장난감과 시계, 인형이 담긴 1+1 상품도 있었다.


이 나라는 젤리에 진심이었다.


누가 스웨덴을 이케아, H&M의 나라라고 했던가? 젤리의 나라였다.






                     

여행을 기억하는 방법에는 여럿이 있겠지만, 우리스웨덴을 혀로 기억했다. 아이에 대한 젤리 빗장을 풀고 여행 내내 총천연색의 젤리를 맛보았다.  역시 젤리를 좋아하진 않지만, 하나씩 맛보았다. 떠나면 다시 맛볼  없는 쫄깃함과 달콤함이었다.


어딜가나 젤리가 가득한 스웨덴을 여행하며

젤리가 마약도 아닌데, 내가 너무 아이에게 제한을 했나? 라는 생각을 하며 나를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다가도 북유럽아이들의 이는 튼튼한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사람에게도 저마다 관대한 것이 있고, 제한적인 것이 있다.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나라마다 관대한 것이 있고, 제한적인 것들이 있다.


나는 여행을 통해 스웨덴이 이렇게 젤리에 관해 관대한 나라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 (아니 우리가 젤리에 박한 건지도 모르겠다.)

아이도 스웨덴 여행을 통해 젤리에 관대한 엄마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우리 둘, 모두에게 젤리 세계관을 확장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





매거진의 이전글 마쓰야마 셔틀버스 아저씨에게 준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