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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미소

by 남상봉

임자, 혹시 나 사랑해?

당신도 차암, 그러면 사랑하지 오랑해?

임자, 그런데 혹 나를 버리진 않겠지?

당신도 차암, 내가 왜 당신을 버려. 버러지야?

근데, 임자 고백할 게 있어.

고백할 거? 말해 봐...

임자, 나 애인 생겼어

당신도 차암, 그런다고 내가 당신을 버릴 것 같아...

임자, 나를 사랑한다면 내 애인께 나를 보내 줘

당신도 차암,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

임자, 그 말 진짜야?

당신도 차암, 속고만 살았어?

임자, 그러면 3년만 기다려 줘.

당신도 차암, 3년 아니라 30년 도 기다릴게.

임자, 30년 후엔 내가 죽어.

당신도 차암, 당신이 먼저 죽어야 당신 200억이 내 돈이 되지.

임자, 내 돈 200억 전부 애인 줄 건데?

당신도 차암, 어제 병원 갔을 때 의사가 나를 보자고 하더니 당신, 앞으로 3개월 밖에 못 산데...

임자, 진짜야?

당신도 차암., 그 심뽀로 3개월을 살면 많이 사는 거지.

임자, 내가 잘못했어

당신, 게임은 끝났어...

임자, 나 좀 살려줘.

당신도 차암, 어서 죽어줘. 200억 갖게.

임자, 너무 하네.

당신도 차암, 이 순간을 위해 30년을 참았어.

임자, 무섭다.

바깥에서 까마귀가 운다. 남편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아내가 일어나더니 창문을 연다. 바람이 창 안으로 들어온다. 까마귀가 더 크게 운다. 여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진다. 승리의 미소다. 여인이 낮은말로 중얼댄다.

"오늘은 까마귀 놈이 짝을 잃었나 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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