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둘 다 옥으로

by 남상봉

결혼 전엔 더없이 좋은 남자였다. 상냥하지 친절하지 매너 좋지 경제력도 갖춘 천상 일등 남자였다.

적어도 결혼 일주일 까지는 그랬다. 그가 그녀에게 손찌검을 하기 전 까지는...

한번 손을 대기 시작하자 남편의 폭력은 더 자주 더 세게 다가왔다.

아내는 힘으로 대적할 수 없어 남편의 샌드백이 되어야 했다.

살아본 사람은 안다. 악연끼리 만나 사는데서 '이혼'은 축복의 제도임을.

그녀와 그는 이혼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십 년을 살면서 무한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어야 했다.

그녀가 곰국에 수면제를 넣고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던 날은 둘 간의 게임에 종말이 오고 있었다.


그날

그날 밤에 아내는 남편의 저녁상을 차렸다.

묵묵히 곰국에다 밥을 말아먹은 그가 쏟아지는 잠에 침대에 눕자 아내는 준비해 둔 밧줄로 남편을 묶은 후 칼을 들고 남편의 심장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
,
,
,
,
,
,
,
,
,
,
,

"너는 지옥으로 나는 감옥으로..."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잘 둘러 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