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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때

by 남상봉

서른 살이었던 그가 자살하려고 서울역 철로에 벌렁 누워 기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입으로

" 주여! 주여 !"

를 외치며 두 눈을 질끈 감고 사지를 오들오들 떨면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멀리서

" 바앙 ~"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고 정신과 육신은 후들후들 떨린다.


계속

두 눈을 감고

" 주여 !"

를 외치는 그때

" 여기 있다. 여기!"

하는 소리가 들리고 세 명의 역무원이 그를 휘어잡고 위로 끌어올린다.

" 아~놔. 이거"

그가 발버둥 쳐 보지만 소용없다.

세 명의 장정에게 끌려 역무실로 오는 뒤로 열차가 굉음을 내면서 지나간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 휴~"

안도의 숨을 쉰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린다.

" 진짜 죽을 뻔했네..."

동시에 퍼뜩 깨달음 하나가 온다.


" 아~죽음에는 때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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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그가 올해 구순 잔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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