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까무러칠

by 남상봉

" 여보! 시장 가서 고춧가루랑 사과. 참기름 좀 사 와요. 여기 돈 있어요."

아내가 남편 봉식이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응, 알았어."

봉식이가 돈을 받고 나갔는데 세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궁금해서 아내 혜란이 나가려던 차에 봉식이 들어온다. 그런데 빈 손이다.


"당신. 왜 빈 손이야?"

아내가 묻는다.

봉식이 대답한다.


"어, 그 거. 고춧가루. 사과. 참기름을 사 오다 고춧가루는 신발가게 옥선이 주고 사과는 옷집 미령이 주고 참기름은 뒷 집 영숙이 줬어. 그러느라 늦었어."

그 말을 듣고 있던 혜란이가

" 이 잡놈아. 아예 불알까지 떼 주고 오지 그랬어. 스벌 놈."

봉식이 대답한다.

"그러잖아도 과일가게 순옥에게 불알까지 주고 오는 길이야."

작가의 이전글미친놈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