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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정 Feb 14. 2023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다양한 내 친구들

며칠 전, 한 프로그램 모임에 초대됐다.  

60대 한 분, 50대 두 분, 30대 나 하나.


우리나라 나이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평론계 일을 하다 보니 

나는 한참 막내급이다. 

바로 윗 선배들이 40대 한창이시니 

나는 아직도 귀여움을 담당한다... ㅋㅋ


이렇게 넷이서 붕어빵과 딸기, 마트 초밥 등을 놓고 

조촐하게 모였는데 정말이지 내내 하하 호호. 

우리는 세대를 초월한 수다를 떨었다. 


지하철 무료 승차가 가능해진 60대 선배의 취업 도전기부터

50대 선배들은 은퇴 이후의 플랜, 

그리고 40대를 앞둔 나의 고민들. 

같은 상황을 두고도 바라보는 시각이 판이하게 다르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경솔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될 때도 많다. 


관점뿐 아니라, 아예 다른 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60대의 알바 현실이 어떤지 

이렇게 속속들이 알 기회도 없으니까. 


나이를 초월한 관계는 갇혀 있던 내 시야를 넓혀준다. 

타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 


반대로 나보다 어린 친구들.

지금도 같이 아이를 키우며 친구로서 살아가는 동생들이 있고, 

학창 시절부터 1-2살 차이는 그냥 

야, 현정아, 하고 이름을 부르는 동생들도 많았다. 


나에게 있어 이들은 모두 친구의 범주다. 

만 나이 어쩌고 하는 것이 화두가 되었지만 

오래전부터 나에게 그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언니, 오빠, 누나, 형'이라는 

구체화된 호칭이 있기 때문에

나이도입 방식보다도 이러한 호칭이 

관계성을 정립하는 부분이 많다. 


물론 나 역시도 언니, 오빠, 선배, 선배님 등의

호칭을 사용하고 있기에 

결국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느냐가

큰 차이를 가져오는 것 같다. 


한 꺼풀 걷어내고 타인을 바라볼 때,

그리고 그 말을 얼마든지 수용할 준비가 되었을 때,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친구와 배움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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