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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 Mar 15. 2022

인스타그램의 '친한 친구', 어디로 향하는 전략일까?

인스타그램 '친한 친구' 개선점과 전략




때로는 공유하고 싶은 것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보다가 상단의 스토리에 초록색 링으로 되어있는 스토리가 오늘따라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 사용해보지 않은 기능이라 별 관심이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이걸 왜 사용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어서 주변에 사용한 적이 있는 지인들에게 물어봤다. 누군가는 친구를 놀리기 위해 친한 친구를 그 친구만 설정해놓고 웃긴 사진을 업로드한다던지, 누구는 나랑 진짜 친한 친구들만 봤으면 했으면 했을 때 등의 이유로 사용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한, 업로드할 때마다 보여주고 싶은 사용자들 그룹이 달라서 매번 추가하고 삭제하는 작업을 수행하여 불편하다고 한 지인도 있었다.



설정에서 스토리를 클릭할 경우 특정 회원에게 스토리와 라이브 방송을 노출시키지 않는 '스토리를 숨길 계정'과 특정 회원에게만 스토리를 노출시킬 수 있는 '친한 친구'가 있다. 라이브 방송을 제외하고 스토리만 놓고봤을 때 언뜻보면 둘의 기능은 같다. 단지 숨길 계정과 친한 친구를 몇번씩 클릭해서 등록하냐의 차이다. 애초에 기본 스토리의 경우 숨기고 싶은 사람이 있고 그 중에서도 특히 보여주고 싶은 사람에게만 스토리를 보여줄 경우엔 둘 다 사용할 수 있다고도 느꼈다.


하지만 과연 인스타그램은 사용자들에게 '친한 친구' 기능을 단순하게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에게만 사용하도록 의도하고  있는 것일까? 숨기면 되잖아'라는 생각이 들어서, '친한 친구' 기능이 무엇인지,  개발하게 됐는지, 향후 발전 방향은 어떠할지 알아보려 한다. 이에 앞서, 친한 친구 기능의 개선점을 칸반과 유저스토리를 활용하여 찾아보고자 한다.











친한 친구



인스타그램 CEO 아담 모세리는 인스타그램은 내가 좋아하는 게시물을 원하는 피드와 스토리로 업로드하여 친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공간이라고 언급했고 18년 12월, '때로는 공유하고 싶은 것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라며 '친한 친구' 기능을 도입했다. '친한 친구'는 리스트를 만들어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과만 스토리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이다.


기능 정책으로는, 사용자가 언제든지 리스트를 업데이트할 수 있으며 삭제 또한 가능하다. 친한 친구로 지정된 사용자는 자신이 친한 친구인 것만을 인지할 수 있고 리스트는 볼 수 없다. 지정된 사용자는 스토리가 업로드됐을 때 녹색링으로 표시된다. 알고리즘 특성상 친한 친구로 지정된 사용자에게 스토리 리스트에서 우선적으로 노출된다. 또한, 피드에 업로드하는 게시물도 우선적으로 노출된다고 한다.










개선점 도출




실제로 친한 친구를 추가해보기 위해서 등록 화면으로 이동해봤다. 여기저기 찾아봤을 때, 팔로워가 아닌 팔로잉이 리스트에 표시된다고 한다. 하지만 친한 친구 추천 리스트와 팔로잉의 스크롤의 차이는 심했다. 알고리즘으로 평소에 소통을 자주하는 기준으로 노출시킨 것으로 추측되지만 총 몇 명인지, DM 순이나 댓글 순, 최신 순 등의 정렬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서 불편했다.


또한, 특정 사람들에게만 보여주고 싶을 때 사용한다고 했지만, 조금 더 들어가보면 앞서 지인이 언급해줬듯이 그룹도 나누고 싶다. 매번 한 가지의 리스트에서 추가하고 삭제하는 일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그룹 설정을 중점적으로 개선해보려 한다.










유저 스토리


애자일 방법론의 경우 시장에 MVP를 출시한 뒤 고객의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하여 프로덕트를 발전시켜나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기간 동안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오직 '고객'과 '고객', 그리고 '고객'에게 집중하여 짧은 주기로 프로덕트를 발전시켜나간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텍스트가 아닌 대면 소통을 중심으로 개발 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문서 작성 시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이 때, 고객의 피드백과 프로덕트의 문제점,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의 우선순위를 설정한다. 개발 기간 동안 스프린트라는 주기를 설정하여 빠르게 여러 작업을 거쳐 기능 혹은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테스트가 종료되면 다시 위와 같은 주기를 반복하게 된다.


내가 경험했던 워터폴의 경우 기획자는 기획팀에, 개발자는 개발팀에, 디자이너는 디자인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하지만 애자일 방식에선 한 가지의 프로덕트를 중심으로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한 팀으로 이루어진다. 만약 이 팀에서 각각 기획안을 작성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획자가 작성하는 기획안, 개발자가 작성하는 기획안, 디자이너가 작성하는 기획안은 각각 사용하는 용어가 다를 뿐 만 아니라, 심지어 내용의 순서조차 바뀐다.


이를 쉽게 대체하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용이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이 '유저 스토리'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큰 틀에서 유저가 프로덕트를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팀 내에서 각자의 작업 범위를 공유하며 개발해나갈 수 있다.









백로그


백로그는 유저 스토리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겪고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정확하게 정의한 다음, 기능들을 정의해나간다. 위 사진 자료에선 한 가지 밖에 입력하지 않았지만,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시시각각 접수되는 CS가 있고 비즈니스 측면의 결정을 위해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프로덕트 자체 문제 등이 백로그에 지속적으로 추가된다.


그럼 여기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백로그가 추가되는 순서대로 처리해나가게 된다면, 가장 중요시됐던 사용자의 핵심 문제를 뒤로하고 사소한 부분을 처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중요시 된게 '우선 순위'다. 어떤 백로그가 얼마나 많은 사용자에게 도달할지, 비즈니스 측면이나 사용자의 활동 측면에서 가장 임팩트가 크고, 비교적 개발하기 쉬운지 등이 기준이 된다.


Reach: 얼마나 많은 사용자에게 도달하고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기준
 - 개발될 기능이 특정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지.(DAU, MAU 등)

Impact: 도달한 사용자들이 해당 기능을 사용 후 얼마나 영향을 받게 되는지에 대한 기준

Confidence: 개발될 기능이 사용자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전달하는지에 대한 기준

Effort: 개발할 기능에 시간과 인력이 얼마나 소요되는지에 대한 기준


MOSCOW, RICE, 카노 모델 등의 우선 순위 설정 방법이 대표적으로 있다. 애자일 조직에서 실제로 참여해본 적이 없어서 현재 기준에서 가장 적용하기 적합하다고 생각된 RICE를 위 사진에 넣어봤다. 특정 우선 순위 방법론을 칼같이 지키는 조직은 없을 것이라 생각되고 조직마다 사용하는 방법은 모두 다를 것이다.  














친한 친구를 개발한 '진짜' 이유 추측해보기



아담 모세리가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도 언급한만큼 인스타그램은 광고 수익이 주 수입원인 SNS 앱의 종류 중 하나로 사용자의 활동량과 더불어 좋댓공이라고 불리는 Engagement가 중요한 KPI다. 이는 사용자가 앱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많은 광고에 노출되는 것이 목적이다. 안그래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가 활용하는 인스타그램이 KPI를 더욱 증가시키기 위해 출시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친한 친구' 기능을 도입했던 '진짜' 이유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위한 빌드업으로 생각됐다.





트위터를 봤을 때도 언급한 사용자만 댓글달 수 있지만 공개되는 트윗의 범위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간의 유대감을 한층 더 딥하게 만들어놨다. 그리고 지난해, 트위터는 '슈퍼 팔로우'라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다. 인스타그램과 유사하게 구독자는 인플루언서의 트윗과 콘텐츠를 미리볼 수 있거나 슈퍼 팔로워 뱃지 등의 혜택을 얻게 된다.


'친한 친구'와 같은 기능없이 무료로 모든 피드와 스토리를 공유하는 서비스에서 갑작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의 유료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을까?라고 답했을 때 바로 YES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스타와 인플루언서와의 더 깊은 접촉을 경험할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내놓기 전에,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오직 나와 상대방만이 누릴 수 있는 긴밀한 소통을 경험하게 했다. 이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시킴으로써 해당 기능이 가져다주는 영향과 필요성을 인지시켰다.


두 서비스 모두 유료 구독 서비스를 베타 버전으로 테스트하고 있는 상태다. 과한 억측일 수도 있겠지만, '친한 친구'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단순히 사용자들의 활동량과 참여를 향상시키기 위해 기능적으로 추가한 것이 아니라고 보였다. 이 기능들을 통해 사용자들이 유료 구독 서비스를 받아들일 수 있는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구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자,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로드맵으로 느껴졌다. 앞으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갈지 너무 궁금하다.














참고자료

https://marketreading.com/ko/instagram-close-friends.html

https://www.facebook.com/help/instagram/21836944016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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