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참치 작가님의 글을 읽고
오늘 읽은 박참치 작가님의 ‘가족 내 권력 구조의 천체물리학’ 글이 너무 신선하고 흥미로워서 우리 가족에게도 한번 적용해보고 싶어졌다. 나는 태양계와 우주에 관심이 많다. 몇 년 전에 명왕성 탐사선에 관한 영상을 보고 관련 책을 사서 읽기도 했다. 그래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태양계를 배경으로 시작됐다.
*회의: 7월 27일 일요일 저녁 6시
남편이 민생소비쿠폰으로 닭갈비를 포장해 온것을 먹으며 박참치 작가님의 글을 함께 읽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 내 권력 구조 이야기가 시작됐다. 저녁 식탁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많이 웃고, 서로의 모습에 공감하기도 했다.
아래 내용은 우리가 함께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가족 내 권력 구조의 태양계 물리학-
나: 태양
태양계의 중심이자 에너지 공급원. 가족의 일정과 분위기를 좌우하는 핵심 파워. 다만, 가끔씩 예측 불가한 태양풍을 뿜어내 주변 행성들을 살짝 긴장시킨다.
가족의 최종 결정을 내리는 우주의 스케줄 관리자이자, 모든 궤도를 한마디로 바꿀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
“내일 여행은 7시에 출발한다.”
남편: 보이저 1호
태양의 중력권을 벗어나 자유롭게 항해 중인 탐사선. 지구처럼 정해진 궤도를 공전하지 않고 상황에 맞춰 방향을 바꾸는 유연한 처세술이 강점이다. 겉보기엔 자유로운 탐사선 같지만 사실은 태양 바라기.
가끔 예기치 못한 순간에 뜻밖의 용돈을 보내 존재감을 드러낸다.
“알았어. 7시에 무조건 출발!” 태양풍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음. 1초의 망설임 없이 무조건적 수용.
큰딸(대학교 2): 지구
태양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궤도를 공전하는 행성. 규칙적인 생활을 좋아하는 그녀는 어쩌다 태양풍의 직격탄을 맞을 위험이 있다. 시험 기간에는 화산 폭발, 과제 준비와 발표에는 지진 경보가 울리는 등 다양한 자연현상이 발생한다.
“알았어. 근데 아침은 꼭 먹고 출발해.”
엄마의 결정을 수용하면서도 식량 확보를 요구하는 현실주의자
작은 딸(중3): 명왕성
한때 행성이었으나 지금은 왜소행성으로 분류. 아직 궤도가 완전히 정해지지 않은 미성년자이고, 위성이 아닌 독립된 천체라서 종종 태양과 협상을 시도한다. 웬만한 태양풍은 ‘그게 뭐?’ 하며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왜소행성.
“7시는 너무 빨라. 못 일어나. 9시에 가면 안 돼?”
태양과 협상을 시도하지만 최종 궤도는 엄마가 결정.
•남편: 엄마는 태양이지. 그렇지?
•큰딸: 응. 엄마가 지금 그 얘기 듣고 싶었던 거지?
그 작가님 글로 엄마가 태양인 거 확인하려고.
•나: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을 보냈잖아.
명왕성 탐사를 빌미로 관리하라고.
•작은 딸: 뭐야~ 내가 거부해.
박참치 작가님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감사드리며 후속 보고서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