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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을 읽으며

무명독자 작가님의 추천 책

by ligdow


어제 무명독자 작가님의 글에서 만난 ‘츠바키 문구점‘이라는 책을 오늘 오후에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주인공이 의뢰인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이야기인데 인상 깊은 장면을 읽고 잠시 글을 쓰고 있다.


이혼 소식을 전하는 편지를 의뢰받은 장면이었다.

결혼식에서 함께 기뻐해주었던 이들에게 15년의 결혼을 마무리하며 이별을 알리는 편지였다. 처음엔 낯선 발상이라 생각했지만 곧 의뢰인의 진심이 이해됐다. 부부를 따뜻하게 지켜봐 주고 함께 웃어준 이들이기에 감사의 마음과 함께 삶의 변화를 숨김없이 전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츠바키는 동백꽃이라는 뜻이란다. 동백꽃 문구점을 읽는 중-



그 장면을 읽으며 내 마음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곁에서 시간을 나눠준 이들에게 함께 한 모든 순간이 내게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 꼭 전하고 싶다.


사람을 만나는 시간은 언제나 내 삶을 풍요롭게 한다.

차 한 잔을 마실 때나 식탁 위 음식을 함께 나눌 때도 나는 습관처럼 사진을 찍는다. 메뉴를 찍기도 하고 함께 웃는 얼굴을 담기도 한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 흐려질지 모를 기억을 붙잡아 두는 작은 의식 같은 것이다.


가끔은 사진 옆에 짧은 글을 덧붙여 메모처럼 남긴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나 같은 날이 오거나, 유난히 날이 좋은 날이면 그 기록을 다시 꺼내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그때 우리는 이런 시간을 함께 보냈었지.”

그렇게 추억을 되돌리다 보면 관계는 한층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나는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

정확히는 2013년, 유시민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은 이후부터다.


나이가 들어 삶의 끝자락에 다다를 즈음에 내 곁을 지켜준 이들에게 글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당신과 함께한 덕분에 내 삶이 훨씬 풍요로웠다고.


얼마 전 ‘기적을 만들어낸 행운 한 스푼’이라는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다짐했다. 내 곁의 소중한 이들에게 내가 받은 행복과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겠다고.




*책을 읽다가 잠시 끄적였어요.

좋은 책을 소개해주신 무명독자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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