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달력의 첫 페이지를 벽에 걸며 올해도 이렇게 새해 아침을 시작했다.
몇 시간 사이에 작년이 되어버린 어젯밤, 저녁 식사 후 아주 조촐한 마무리 행사를 했다. 컵케이크와 딸기로 꾸민 케이크에 초를 꽂아 불을 켜고 짧은 노래와 박수를 더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을 위해 수고한 남편이자 아빠인 가장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각자 흩어져 시간을 보내다가 자정이 되기 5분 전에 거실에 모였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새해 보신각 타종을 보며 함께 카운트를 했고, 물개 박수로 새해를 맞이했다. 새해에도 파이팅 하자는 짧은 인사도 나누었다.
오늘도 늦잠을 자는 그와 그녀들, 하루의 루틴을 이어가는 나 또한 여전하다.
시간은 변함없이 흐를 뿐, 달라진 것은 없다. 아니,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새해 첫 끼니를 고민하는 것도 여전하고, 어김없이 통마늘을 꺼내 찧는 이 순간이 괜히 즐겁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무탈한 오늘을 보내고 있음이 그저 감사하다. 이런 게 완벽한 하루일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열두 시에 밥 먹기로 했는데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다.
새해 첫날부터 큰소리를 내야 할지 잠시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