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불편하다. 처음 마주하는 순간의 어색함과 긴장감은 마치 흐릿한 안갯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은 익숙한 사람들, 친근한 사람들과 함께 보내게 된다. 좁은 인간관계 속에서 깊은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편안한 방식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 틀을 깨고 싶다는 갈망이 생기기도 한다. 새로운 관계를 맺고, 나와는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싶은 충동은 어느 순간 문득 찾아온다. 마음속에서는 용기와 망설임이 뒤섞여, 한 걸음 내딛기 위한 이유를 찾으려 애쓴다.
휴일이면, 종종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나름대로 즐겁고 편안하다. 사람들은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 공간을 채운다. 어떤 이는 책에 깊이 빠져 있고, 어떤 이들은 잔잔한 대화 속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들의 스타일, 음악 취향, 말투 속에서 나와 닮은 점을 발견할 때면, 흥미로움과 교류에 대한 마음이 커진다. 그러나 그것은 늘 실현되지 않는다. 주변의 사람들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그저 먼 풍겨처럼 바라볼 뿐, 직접 말을 건넬 용기는 결국 내 안에서 사라진다. 그저 눈으로, 마음으로 그들을 따라가며,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한동안 지켜볼 뿐이다. 그들 중 몇몇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이 그 시간과 공간을 지나쳐 갔다.
어린 시절, 개그맨을 꿈꿨던 적이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웃음을 주는 모습을 막역히 동경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춘기를 지나며 점차 내성적인 성향이 뚜렷해졌다. 수즙음과 긴장이 따라붙었고, 그것은 나를 정의하는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유연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나의 본질적인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고, 필요할 때만 말을 건네는 것이 나의 방식이었다.
최근에 뜻밖의 사람과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그 친구는 먼저 손을 내밀었고, 덕분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 다른 세계에 대해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이제야 깨닫는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그렇게 간단히,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전에는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던 건 아닐까 하는 반성이 들기도 한다. 물론,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작은 용기, 한 걸음 내딛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달라 보인다.
내성적인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것, 그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이제는 알게 되었다. 힘들 때는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 주고, 작은 말 한마디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관계는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인연을 만날 때마다 그 관계가 어떤 형태로든 깊어질 수 있도록 용기를 곁들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