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저 하늘을

by 창운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이 너무나 소중해 함께 있다면.


- 아들, 남는 건 사진이야. 친구들과 함께 노는 사진 많이 찍어.


학창 시절 수학여행 준비물을 챙길 때면 아버지는 필히 카메라를 챙겨 가라고 말씀하셨다. 매번 짐이 된다며 거절하고 최대한 가볍게 짐을 꾸려서 수학여행을 떠났다. 아직도 수학여행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지만, 사진 한 장이 없다는 사실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비어가는 느낌을 자아낸다. 그 빈자리가 점점 더 커지며, 나도 모르게 그날의 나를 찾고 있었다. 무심코 지나친 순간들이 나를 옭아매기 시작했을 때, 그때는 이미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길 때. '마법의 성' 노래 가사처럼 내 기억이 머무른 곳으로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가듯 떠날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력은 떨어지니 이제야 사진을 찍어 남기기 시작했다. 봄바람이 지나간 자리처럼, 그때의 순간도 미처 붙잡지 못한 채 내 손에서 사라졌다. 날아간 꽃잎들이 바람에 휘날리듯, 나는 그저 지나치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꽃잎 하나라도 다시 붙잡으려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