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희 Oct 01. 2024

갈기산 정상 앞에서 멈추고 있습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충북 영동 갈기산

어느 차박지에서 만난 분인데 영동의 공룡능선이라고 자랑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때는 공룡능선에 갔다 오지 않았을 때라 저는 겁은  잔뜩 먹었고 남편은 강한 소기심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해 가을  등산을 했는데 정상을 지난 암릉에 매달린 로프를 타면서 할 수 있구나 하는 묘한 매력을 느낀 산이었답니다.


높이 585m,,  바깥모리 주차장에서 1.3km

초입에 경사가 급하기는 하지만 아래로 흐르는 금강줄기  그 너머로 천태산 서대산 등 명산이 바라 보이는 조망 좋은 입니다. 산의  형세가 말갈기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오늘은 오후에 비가 온다고도 하고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정상까지 갔다가  돌아올 생각이었습니다. 정상까지 경사가 꽤 있지만 1.3km.라는 짧은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갈기산 정상 앞 정자에서 멈추었습니다. 느리지만 근성이 있어 항상 정상까지 올라갔는데 이 번이 처음입니다. 죽을 만큼 힘든 것은 아닌데 남편은 올라가고 저는 정자에서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올라야 될지 멈추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내 몸을 더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정상에서 관절이 아프다면 여러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내 힘으로 걸을 수 있는 만큼에서 멈췄습니다.


멈춘 까닭이 있습니다. 어제 갑자기  고관절과 관절의 통증을 느껴 절뚝거리며 걸었습니다. 딸과 다이소를 갔는데 갑자기 관절이 뚝하면서 꺾이는 것 같더니  절뚝거리며. 걸었습니다. 그러고도 못다 한 베란다 유리창을 닦았는데 서있는데도 가끔 통증이 있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부산집 공사를 했습니다. 전체 집수리를 하려다가 줄이고 줄여서 거실 도배만 하기로 했어요. 퇴직 후 인테리어 도배 쪽에도 한쪽 발을 담갔던 남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딸이 거주하는데 벽지가 너무 낡았길래 남편에게 부탁 또 부탁해서 공사를 했습니다.


일의 강도가 있고 비용문제가 있어 망설였는데 원래 도배업을 할 때 거래하던 집이 남아 있어 비용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실크벽지는 시공의 어려움이 있기에 광폭 합지 흰색으로 선택했습니다. 한롤에 17500원 모두 5 롤, 그리고 풀, 시공용 본도 100,000원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가벼운 금액에 룰루랄라.


제일 먼저 한 일은 몰딩 닦는 일이었습니다. 약품을 뿌려가며 몇 번 닦으니 깨끗하기는 했습니다. 몰딩교체를 하고 싶지만 비용문제로 망설이다가 닦았습니다. 키도 크지도 않은데 천장 보고 닦으니 힘들었어요.


둘째 날 도배를 시작했어요. 직접 재단하고 풀칠하고 이 과정이 힘들었지요.

천정시공은 정말 힘들었는데요. 긴 벽지를 바르느라 힘들었지요. 붙여놓았는데 떨어지고 한쪽을 너무 많이 남겨 다른 쪽 벽지가 모자라 떼에 내어 다시 하기도 했지요. 천장에 매달린 등과 소화전 등 시설물 주변을 시공하기도 무척 어려웠어요. 우마에 오르내리며 보조를 하는 것조차 무척 힘들었어요.


벽을 시공하는 것은 단숨에 한다고 할 정도입니다. 스위치부분이 조금 들지요. 천정의 전등 등을 고개를 들어 천장을 쳐다보고 하는 것에 비하면 참 쉬워요.


세 번째 날

조금 남은 벽지 바르는 것을 마무리하고 청소에 들어갔는데요. 유리창 닦기, 창틀청소, 싱크대, 신발장 닦기 등 끝이 없었지요.

깔끔한 집에 우리는 기분이 좋아졌고 베란다 등 청소도 했습니다. 다음번에는 장판 교체를 하고 페인트도 바른대요.


장판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는데 페인트는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그런지 고관절과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있었는데 겁을 먹고 아프기도 전에 멈추었네요.


하루가 지난 지금은 후회합니다. 고지가 300m도 안 남았는데 천천히 걸어서 가면 되었을 텐데요.


올해는 걷기를 좀 소홀히 했는데 꾸준히 하루 만보 걷기를 해야겠어요. 건강관리는 무리한 운동은 안 되겠지만 좀 피곤할 정도의 강도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중섯재에 가면 그분이 계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