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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Oct 11. 2024

흑산도 심리항에서 차박이야기

생애 최초로 회를 터서 먹다.

지피미 마을

흑산도에 스타렉스를 싣고 차박여행하러 왔다.

차와 사람의 왕복 뱃삯이 380,000이다. 그래서 2박 3일은 배 싣고 온 요금이 아까워 3박 4일 머물기로 했다.

흑산도 여행의 묘미는 일주도로 투어라 하고 첫째 날 홍도 들어가기엔 시간이 어중간했다.


그래서 우리는 일주도로 투어부터 시작했다. 여객선 터미널에서 서쪽으로 돈다. 오르락내리락 도로 자체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 늦게 걸으나 오래 걸을 수 있는 나와 잰걸음의 남편이 걸어서 한 바퀴를 돌려고 하지만 우선 차를 타고 돌아보기로 했다.


흑산도 펜션이 있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마을 바닷가 쪽으로 나가니 기막힌 풍경의 자리가 있었다. 영산도가 보이는 곳이었다. 시간이 넉넉하니 쉴 곳이 있으면 다 쉬고 다녔다. 곧 사리 마을이 나타났고 유배문화공원을 보고 다시 고개를 넘어왔다.

그런데 빨간 지붕의 동네가 인상적이었다. 마을 이름이 지피밈마을 심리마을이다. 이곳에 항구가 있어 커피 한잔 하러 들어갔다가 왠지 모르는 편안함에 매료되었다. 마침 4시가 넘어 우리는 이곳에서 차박을 하기로 했다.


고등어철이라며 어부들과 낚시꾼들이 오고 갔다. 한 물통 가득 고등어를 잡아 집으로 가는 분들이 보였고 우리는 가득 잡은 고등어 양에 놀란 감탄을 자아내었다.


아침에 일어난 옆문을 여니 청명한 바람과 함께  맑은 바다와 팔간 지붕의 집들이 보인다.


아침 배를 타고 돌아오신 한분이 문어를 두 마리 가져다주셨다. 우리는 문어를 어찌할지 몰라 감사하지만 받지 않았다. 라면에라도 넣어 먹으라 했는데 그때는 홍도 나가려던 참이라 보관할 곳도 없어 감사하지만 받지는 않았다. 그분은 현재 캠핑카에서 살고 있다 하시면서 캠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서 챙겨 주신 것이었는데 우리는 매우 미안하였다.

홍도에서 깃대봉 산행과 유람선 투어를 하고 돌이 오다 뱃멀미까지 만나서 기진맥진하여 정신없이 자고 있었는데 남편이 다시 심리항에 가서 차박을 하자고 했다. 그래서 다시 갔다.


아침에 고기를 잡아오시던 분이 차를 멈추시더니 삼치를 한 마리 주고 가셨다.


어찌할 줄 몰랐지만 내가 어깨너머로 배운 대로 장만해 보겠다고 하니 남편이 어제 회 떠는 법을 배웠다한다.


그래서 생애 최초로 생선으로 회를 떠서. 먹었다.


껍질 벗기기 성공했다.


다음은 포 뜨기

회 썰기를 했다. 이제는 먹을 수 있다.

칼만 좋았으면 모양 있게 썰었을 텐데




맛있다.


채소도 없고 초장도 없지만

막장으로 찍어 먹는다.


나머지는 서더리탕

점심 반찬으로 만들어 놓았다.


지나가는 분들께 인사를 잘한다. 그리고 요즘 이곳은 풍어인가 보다. 모두 만선으로 돌아오신다. 그러면서 안면도 없는 객에게도 나누어 주신다.

참 인정이 않은 동네다.


항구에 차를 세워 놓고 있어도 좋다. 땅기운이 참으로 편안하다. 공기도 맑고 경치도 좋은데 사람들의 인심까지 좋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즐거운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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