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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Sep 19. 2024

불갑산상사화축제에 가을 폭염, 상사화 너도 고생이다.

이상기온, 가을폭염 속의 불갑사 상사화축제

일시 : 2024년 9월 17일

장소 : 전남 영광 불갑사


2024년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강원도 정선 만항재 차박을 다녀온 이후에는 집에서 에어컨과 선풍기를 같이 틀면서 온도를 내리고 살았다. 마당으로만 나가도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기 때문에 외출을 하기도 어려웠다. 9월이라서 이제 가을이려니 하고 차박여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놀라운 건 너무 더워서  요즘도 30도를 오르내리는 낮기온으로 인해 상사화조차 개화가 늦다는 것이다.


어제는 함평 용천사부터 들렀다. 갓 올라온 상사화 꽃대들을 보고 허무했다. 집어갔다가 또 올 수 있는 거리는 아닌데 이렇게 피지 못하다니......


이때쯤 내 세상인듯하고 활기차게 피어나던 상사화들도 더운 공기를 견딜 수 없어 가녀린 줄기만 곧추세우고 꽃을 피우지. 못하나 보다.

띵 속에 숨어서 기회만 엿보나 보다.


시간이 지나면 작년 같이  꽃이 만발할 것인지 아니면 꽃이 피지도 못하고 이대로 지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단풍 또한 어찌 될 것인지?


오늘은 갑사다. 이틀 전보다는 꽃이 많이 었다. 내가 왔는데 환한 모습으로 반겨주지 왜 이리 안 피워주는지 살짝 원망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얼마나 더웠으면 이럴까?

안쓰럽기도 한데........


나도 고행과 힐링을 교차해 가며 하루를 보냈다.


시원한 아침은 차에서 보내고 오후 3시 불갑사로 향한다. 더워지기 시작하자 행복했던  마음도  변하기 시작한다. 답답해진다.

더워서 연실봉까지 오르는 것은 포기, 개화가 덜되어 사진 찍는다고 시간을 오래 보내기도 힘들 것 같고 하여 차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지금 출발하여 가수 김현정이 온다는 7시 공연까지 보고 올 계획이다.


예년의 상사화를 생각하며 6시간 차를 달려왔다는 분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입장한다. 물론 예년에 비하면 반도 안 되는 숫자다. 주차장도 화장실도 많이 설치해 놓아 불편한 것은 없다.


축제 가판대부스는 많기도 하고 비교적. 질서가 있기는 하다. 가판대 부스는 농산물과 먹거리 특산품들이 주로 있으며 먹거리에는 관심이 없는 나는 한지와 보리짚으로 만든 공예 전시장은. 둘러보았다. 종이가 재료인데도 튼튼하고 보리짚을 황금빛으로 만들어 붙인 꽃무늬들이 예술이다.


걷기만 해도 땀이 난다. 어느 축제처럼 사람도 많지만 주로 그늘에 앉아 있거나 아이스음료를 마시고 있는데 모두들 축 쳐져 있다.


일주문 앞뒤로 조형물로 장식했다. 축제하고는 어울리나 절하고는 좀......


일주문 안에도 가판대가 있다.

걸어가는데 그리 힘든 길을 걷는 것도 아닌데  예년에만 비교하지 않는다 면면 상사화도 많이 피었는데 설렘이 없고 뭔가 가슴이 차지 않는다.


아이스크림 장사가 있었다. 일본식 발음이지만 어렸을 때 헌 우산 주고 바꾸어 먹던 그 귀한 아이스께끼가 생각나 계속 아이스께끼로 적는다. 갑자기 목이 타며 먹고 싶어 진다. 1개에 1000원, 비교적 싸다. 그러나 현금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한다.

입맛을 다시다가 지나쳤다. 나는 찬 음식을 좋아하고 이를 아는 남편은 꼭 1개씩 사준다. 오늘은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다. 나는 아쉬워 무통장 입금은 안될까? 하고 돌아가 물어보려는데. 남편이 차로 가서 현금을 가져오겠다 한다. 하나에 1000원인데 차에까지 가는 수고비는 50000원이다.

평소에 현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1000원권 10장 정도는 비꿔 다닌다. 그런데 지금은 차속에 있는 가방에......

 "아니에요. 이렇게 더운데 어디 가요. 참을게요."

"아니, 차에서 가지고 오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남편은 그 더운. 길을 걸어서 차로 가고 덥지만 땡볕보다는 시원한 그늘에 앉아 나만 혼자 휴대폰 놀이를 한다. 상사화도 찍고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 상사화를 같이 찍기도 한다.


그러다가

딱 걸렸어.

아이스크림 장수와 남편


남편은 비닐을 벗긴 아이스께끼 한 개를 들고 금방 돌아왔다.


축지법을 쓰나?

차로 가기 전


외상으로 하나 사 왔단다.

그리고 차로 떠났다.


차가운 감촉이 혀에 닿자  몸에 열기가 내리는 것 같다.

고마운 남편

맛있는 아이스께끼


정말 한참만에 남편은 돌아왔다. 왕복하여 1.5km쯤 폭염을 뚫고 아이스께끼 값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와서 또 하나를 사 왔다.


아이스께끼는 먹는 도중 녹아서 물이 되어 흘러내린다.


아이스께끼로 정신을 차리고 불갑저수지까지 갔다.


저수지가  주변이 비었다. 그 많았던 상사화도 없고 그 많던 사람들이 없고 연못 속 물고기조차 보이지 않는다.

알고 올라왔지만 왜 섭섭하지?


저수지의 끝

상사화는 물과 그늘이 있는 그곳에는 있었다.

겨우 건져낸 반영 사진 한 장

꽃은 계속 피어나겠만

쓸쓸한 발걸음


하지만 이곳만은 시원하다. 맑은 바람에 맑은 쉼을 누린다.


내려오다 보니

무리 져 핀 곳도 곳곳에 보인다. 물론 많이 핀 곳만 골라 찍었다.


굳이 필요한지 모르겠는 기념관들은 일별하고 상사화 꽃밭을 빠져나왔다.


공연 보러 왔다. 선풍기도 한대 없는 공연장은 덥다. 7시는 안 되었지만 공연을 하고 있었다. 지역평생학습관등의 행사다. 어른들의 학예발표회지만 의상도 퍼프먼스도 멋지다.

나름 재미있기도 하다.

무대가 안 보이는 뒷자리에 앉았다가 다른 사람들이 나가는 때를 노려 조금씩 앞으로 갔다.


그러다가 맨 앞자리까지......


시원한 목청, 가수 이서형이 남편이 좋아하는 노래를 알아서 불러준다.

누구 없소. 빗속을 둘이서 자신의 노래 바람 속으로 마지막 곡 Tears


스트레스 풀리는 중


다음 가수는 김현정이다. 히트곡 많은 가수, 그녀는 자신의 히트곡만 불러도 된다. 앙코르곡도 관객들이 알아서 그녀의 곡을 선곡한다. 기억 속에는 젊은 그녀가 이제는 48세이란다.

아직은 30대로 보이는데.....


같이 어울리다 보니 속에 있던 더위도 다 날아간다. 하지만 손뼉 치는 손은 땀으로 끈적끈적하다. 손뼉 칠 때마다 두 손이 붙어버릴 것 같다. 팔도 끈적끈적하다.


하지만

속은

시원하다.


소리 질러

"와~~~^"

목청이 약한 나는 목이 잠겼다.


영광에는 흥쟁이 관객들이 너무 많다. 관객들이 춤도 잘 추고 호응도 좋다. 호응 좋은 관객에게 찰보리쌀을 나누어 주었으나  열심히 호응은 했으나 끼쟁이들 때문에  사회자의 눈길을 받지 못한 우리는 경품은 받지 못했다.


9월 꽃무릇을 보러 가면 전남 함평의 용천사와 영광의 불갑사. 전북 고창의 선운사를 둘러보는데 이번에는 첫날 용천사를 다녀오고 불갑사 한 바퀴 둘러보고 선운사는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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