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학기 평생학습관 수업 15회가 모두 끝났다. 나는 하모니카반과 산약초반의 수업을 들었다. 하모니카를 연주하려고 불기는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아들이 선물해 준 문방구하모니카를 들고 갔다. 하모니카는 한 종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첫날 하모니카를 구입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Ckey였고 평생학습관 하모니카 연주를 시작하는 것은 Akey였다. 하모니카의 개수만 24가지임을 알았다. 그만큼 하모니카에 대해서 지식이 없었다.
악보와 하모니카를 구입하고 연주를 했다. 소리가 나니 재미있었다. 동요는 악보만 보아도 불 수 있었고 가요도 한두 곡 불러 보았다. 아름다운 것들, 산까치야, 개똥벌레를 좋아한다. 그나마 소리가 잘난다. 그러나 나는 하모니카를 부는 것이지 연주하는 것은 아니었다. 호흡은 턱없이 부족했고 입모양도 바르게 하는지 모르겠고 연주만 하면 입술은 말랐다.
친구들 모임에 가니 하모니카를 부는 친구가 2명이 더 있었다. 박종성 씨의 하모니카연주를 좋아하는 친구도 있었다. 태로는 대금 같고 색소폰 같기도 한 그 소리에 반했다. 저게 사람의 호흡으로 만들어 내는 소리일까? 나는 어느 정도의 연주를 할 수 있을까? 하모니카는 작지만 그리 녹록한 악기는 아니다. 그 소리는 어느 악기보다 아름답다.
가을학기에는 성과발표회가 있다. 발표곡은 현제명의 고향생각과 가요 유정천리다. 고향생각은 느려서 연주가 되지만 애드리브까지 있는 유정천리는 어려웠다. 초보지만 발표회에 참가했다.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열심히 연습했다.
발표회는 대성공이었다. 남편도 연주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해 주었다.
그런데 Am key 수업을 시작했다. 황성옛터, 아빠의 청춘, 가슴 아프게 악보를 받았다. 시간당 1곡씩이다. Am에 익숙해질 때쯤 A키를 사용해 보니 헷갈린다. A키도 Am키도 헷갈려 버린다.
Am도 (숫자 1)를 연주할 때 자꾸 6으로 간다.
그렇지만 이 혼돈의 시기도 계속 연습하면 끝내는 되더라고 선배들은 말한다.
마이너키 쪽이 끌린다.
아침 8시, 저녁 6시
복식호흡하세요. 카톡이 온다.
하루 두 번 10분씩 복식 호흡을 한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연주 실력이 늘겠지?
다음 주부터 그리고 선배들과 같이 동아리수업에 들어간다. 봉사활동도 나갈 것이다. 단체라서 박자 음정만 정확하면 된다. 호흡은 천천히 맞추면 된다.
이끌어 주는 사람이 있어 쉬지 않고 계속 연습할 수 있어 좋다.
요즘은 연주 후 내 가슴이 멍해진다. 나름 감정을 이입하기 때문인가 보다.
나의 목표는 남편이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니 그 노래에 맞춰 내가 하모니카 반주를 해주는 것이다.
조영남의 모란동백, 서유석의 그림자 등은 한 번씩 불어 본다. 호흡이 충분해질 때 능숙하게 연주할게
여보 기다려줘요.
산약초수업은 티테라피라는 글을 썼는데 심장에, 폐어, 간과 위에. 좋은 차로 분류하여 브런치북을 만들 예정이다.
무료지만 좋은 수업을 하게 해 준 고흥평생학습관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