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차박여행 2일차

섭지코지의 꿈 속같은 경치를 보다.

by 성희

제주 차박 2일차 섭지코지의 꿈같은 경치속으로


일시 : 2025년 12월 6일

장소 : 제주도 광치기해변, 섭지코지

날씨 : 최고기온 19도 최저기온 9도 걸을 때 낮에는 땀이 나고 밤에도 핫팩이 필요 없는 날씨임

14시간의 기적 같은 숙면



​고흥 녹동신항에서 배에 오르기 전부터 좋지 않던 컨디션은 제주항에 도착할 때쯤 극심한 피로로 바뀌었습니다. 결국 모든 일정을 미루고 오후 5시라는 이른 시각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핫팩으로 온기를 확보한 채 깊이 잠든 저는 다음 날 오전 7시에야 눈을 떴습니다. 무려 14시간 동안 이어진 기적 같은 숙면 덕분에, 극심했던 피로를 완전히 떨쳐내고 컨디션을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광치기 해변의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도착한 광치기 해변은 아쉽게도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현재 해변은 데크 설치 공사로 인해 바다가 가려져 있었고, 3년 전의 고요함 대신 복잡하고 시끄러운 소음이 가득했습니다.

​오전 8시, 빵으로 아침 식사를 하던 중 관리인이 이곳이 차박 금지 구역임을 안내했고, 벌금을 피하기 위해 곧바로 차량을 이동시켜야 했습니다. 그 후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섭지코지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차를 옮긴 후 걷기 시작한 해안 길은 예전의 울퉁불퉁함 대신 편평하고 곧게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해안선이 좁아진 느낌도 들었지만, 시원하게 펼쳐진 검은 바위와 푸른 바다, 그리고 성산일출봉을 보며 걷는 발걸음은 경쾌했습니다. 찌뿌둥했던 몸이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이 경치는 가히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선경이었습니다.

​섭지코지에서 만난 압도적인 감동



​진정한 감동은 모퉁이를 돌아 작은 언덕으로 올라섰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시원하던 바다 풍경은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변모했습니다.

​파노라마 절경: 눈앞에는 성산일출봉의 웅장한 모습과 소의 머리인듯한 우도의 기암괴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푸른 하늘 아래 이가 시릴 듯한 쪽빛 바다가 태평양까지 시원하게 트여 있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습니다.

​모퉁이의 작은 언덕에 올라 이 풍경을 바라보니, 복잡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오로지 순수한 아름다움만이 온전히 남았습니다. 하루종일 앉아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진 스팟으로 유명한 둥근그네에는 성산일출봉을 그네 속에 넣어 멋진 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져 있었고,

예전 '글래스하우스' 자리에 들어선 플로이트 베이커리 카페'도 시선을 끌었지만, 우리는 자연을 찾아 섭지코지 오름으로 향했습니다..

​선돌의 전설과 아름다운 꽃길


바닷가에 홀로솟은 봉우리 붉은​오름과 바닷가의 우뚝 솟은 바위가 선돌입니다. 정상부의 하얀 등대 아래, 쪽빛 바다 위에 자리한 기암괴석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이 바위에는 용왕의 막내아들이 선녀를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설이 깃들어 있습니다. 선돌을 뒤따르는 듯한 모양의 물고기 바위'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공 건축물(등대)과 자연이 조화롭게 빚어낸 이곳의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이었습니다.


​섭지코지의 아름다움은 끝이 없었습니다. 육지에서 보았던 썰렁한 나목들과 달리, 이곳은 섬 전체를 수놓은 노란 감국과 보랏빛 해국이 눈을 즐겁게 했으며, 아직 마르지 않은 하얀 억새들도 싱그러움을 더했습니다.

​'올인'의 추억과 유쾌한 마무리

​더 나아가, 기암괴석 낭떠러지 위로 분지가 형성된 평평한 길이 있어 쉽게 걸으면서도 기막힌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걸으니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인 올인 하우스가 나타납니다. 이병헌, 송혜교 주연의 이 드라마가 방영된 후 명소가 되었던 이곳은 건물이 낡아 철거 이야기도 있었지만, 가까이 가보니 지붕 색만 바랬을 뿐 건물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리모델링하여 계속 사용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데크에서 바다와 하늘을 다시 한번 보고 돌아오는 길, 넓은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취했습니다. 부부가 나란히 한 곳을 보며 앉으니, 최근 겪었던 갈등이 해소되고 한마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 더욱 뜻깊었습니다.

​성산일출봉 들기! 어떤 부부가 성산일출봉을 드는 것처럼 연출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따라 해 보았습니다. 남편은 한 손으로 가볍게 드는 시늉을 했지만, 저는 두 손으로 낑낑거리는 시늉을 하며 유쾌하게 마무리했습니다.

​14시간의 완벽한 휴식 덕분에 피로를 떨쳐내고, 비록 광치기 해변의 변화는 아쉬웠지만, 섭지코지에서 전설과 함께 가슴 벅찬 선경을 경험한 의미 있는 제주 차박의 기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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