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나를 사랑하는 일

by 성희

자기소개

​나는 키 154cm, 몸무게 65kg의 체격을 가진 여행 가다. 둥근 얼굴에 평범한 옷차림을 즐기며, 주로 청바지를 입고 세상 구석구석을 누비는 것이 나의 일상이다.

​누군가는 숫자로 나를 규정하며 무례한 말을 던지기도 하지만, 나는 내 몸이 가진 단단한 생명력을 믿는다. 내 몸은 둥글고 작을지언정 다부진 체격으로 장시간의 도보 여행도 거뜬히 버텨내는 튼튼한 엔진이다.

​나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눈, 코, 귀, 입은 다 제자리에 잘 붙어 있고, 피부는 산과 들을 누비느라 조금 거칠어졌다. 검게 타고 기미가 생긴 얼굴은 내가 치열하게 세상을 탐험하고 만끽했다는 훈장과도 같다. 나는 거울 속의 이 건강한 흔적들을 사랑한다.

​나의 전직은 **'쉬는 시간보다 더 재미있는 수업 시간'**을 슬로건으로 걸었던, 다소 돈키호테 같은 수석교사였다. 평생 아이들에게 세상을 가르쳤던 열정은 이제 길 위에서 나 자신을 배우는 에너지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나는 공무원 연금과 소박하게 들어오는 작가 수입으로 살아간다. 욕심부리지 않고 아껴 쓰면 부족함이 없는 이 일상이 나는 참 좋다. 화려한 장식은 없어도 내 몸을 지탱하는 근육이 있고, 나를 설레게 하는 다음 여행지가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을 기록할 글감이 있으니 이만하면 충분히 부유한 삶이 아닌가.

​누군가의 좁은 잣대에 휘둘리기엔 나의 세계는 너무도 넓고 아름답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청바지를 입고, 나를 사랑하는 일에 전념하며 다시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일본여행 중 같이 갔던 어느 동창은 이렇게 말했다.

“작고 못생기고 뚱뚱하고, 헤어스타일도 촌스럽고…….”


나를 2일 동안이나 감정의 홍수에 몰아넣었던 그 말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이 말은 틀렸다. 잘 웃는 나는 의외로 예쁘다. 명품을 걸치지 않았을지언정 나는 예쁘다.


"감정의 홍수에 휘말렸던 이틀이 지나고, 나는 다시 나를 세운다.

타인의 무례한 잣대에 내 마음을 내어주던 시간과 작별하고, 남들보다 나를 더 깊이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이제 나는 감정 상하지 않고도 할 말은 다 하는 사람,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지 않는 당당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오로지 **'나를 사랑하는 일'**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