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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May 16. 2024

전남곡성기차마을 장미공원을 다녀와서

수와진 버스킹 공연

이른  봄부터 꽃을 따라  산에 오르는 우리

5월은 철쭉의 계절이라 일림산에서 소백산까지 다니다 보면 장미의 계절은 지나가고 말았다.

그래서 장미축제는 해마다 보지 못했다.


올해는 비도 많이 와서. 일림산과 황매산 철쭉을 보는 대신 고흥의 우주항공축제와 남원의 춘향제에 참가해 보았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돌려 혼불의 배경인 서도역과 곡성의 기차마을도 둘러보았다.


기차마을은 입장료가 5000원이다. 비싼 것 같기도 하지만 장미원에 들어가 보니 그럴만하다는 생각도 했다.

갓 피어나기 시작한 싱그러운 꽃들이 황홀한 곳이었다.


장미 터널들이 곳곳에 있다. 여러 색들이 어우러져 피어있는데 만개했을 때는 더 예쁠 것 같다.


기와집 누각이 소망정이다. 여기서 소망북을 칠 수 있는데 나는 북을 세 번 치고 소원을 빌었다.  북을 조금 칠 줄 알기에 북채로 가볍게 쳤더니 북소리가 맑았다.


어머

눈에 트이네요. 장미를 들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

장미여인이라는 이름의 조각상이다.


오후 햇살을 받은 분홍 장미가 참 예쁘다. 투명하리만큼 고운 분홍빛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다.


노랑장이 또한 아름답다. 다른 사진들은 그림자로 인해 어두워 카메라 속 메모리에만 간직한다.


수와 진 안상수 씨의 버스킹

평생 노래하느라 목이 쉬었고 오늘은 감기조차 걸렸단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노래한다.

여행을 자주 하는 우리는 수와진을 만날 기회가 않았다. 심장병어린이 돕기 등 이분들이 전해준 선한 이미지가 있어서 우리는 그냥 지나칠지는 않았다. CD를 살 때도 있고 모금함에 돈을 넣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CD가 불량이었다. 수많은 CD 중 하나쯤 불량이 날 수도 있는데 남편은 싫어했다. 그다음부터는 수와진 버스킹은 그냥 지나쳤다.

오늘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아도 지갑을 열지 말라고 했다.

둘이서 적당한 자리에 앉아서 박수를 치며 노래를 들었다. 몇 곡을 듣고 나자 남편은 모금함에 넣으라고 나에게 돈을 주었다.

"웬일이래요."

어제 남원 공연을 보면서 세대가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제 나는 젊은 세대와 노래도 소통이 안된다.'

하더니 우리 세대의 노래를 하는 가수라 마음이 풀렸나 보다.

남편이 좋아하는 노래를 안상수 씨가 자꾸 부른다.

'아득히 먼 곳', '모란동백'등이다.

7080 장르를 주로 듣는 남편에게 오늘 버스킹 공연은 마음에 위로를 주었나 보다.

앉았다 조금 있다 가버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우리는 1시간 이상 앉아 있었다. 조금 있더니 나에게 USB도 사 오라고 했다.

"어쩐 일로? 이만 원인데......"

"돈은 아껴 쓰되 이럴 때는 쓰는 거야. CD가 아닌 USB는 괜찮을 거야"

이렇게 구두쇠가 지갑도 열고 마음도 열었다.


그 후 사진을 찍으러 갔다. 눈부신 햇살을 받아 얼굴이 찡그려진 사진을 찍었지만 마음은 행복하다.

누구에겐가 향해있던 불편함이 없어지니 그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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