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상한 동네의 앨리스였다.#2화

다시 걷는 발걸음

by Rainbow bridge


2부. 다시 걷는 발걸음


오랜만에 마트를 향해 걸었다.

걸어서 40분이나 걸리는 거리였다.

길 위에서는 사람들이 내 시선을 스쳤다.

낯선 시선, 무심한 시선,

어쩐지 나를 판단하는 듯한 시선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마스크 속에서 겨우 자신감을 숨겼다.


휴대폰 요금은 미납 상태였고,

비상금 대출은 연체 중이었다.

삼백만 원을 갚으면 일을 해야 한다.

나이도 있고, 체력도 예전 같지 않다.

무기력과 피로가 마음을 짓눌렀지만

걷는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길가의 논밭과 오래된 가로수,

낯선 풍경 속에서도 내 발걸음은 이어졌다.

느리지만 분명하게,

조금씩 세상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도 나는 이상한 동네의 앨리스였다.

하지만 마스크 뒤로 숨은 채,

작게나마 세상과 다시 마주하는 나를 발견했다.

나이가 들고, 힘이 없더라도

걸음을 멈추지 않는 한

삶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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