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당 고개와 잃어버린 것들
5부. 할미당 고개와 잃어버린 것들
할미당 고개는 단순한 길이
아니다. 그곳에는 오래전
나의 추억과 잃어버린 것들이
겹쳐 있다.
며칠 전 사라진 복실을 찾아,
나는 산중턱까지 걸었다.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치고,
마른 낙엽이 발밑에서 바스락
거렸다.
그 길을 걸으며, 스무 살 때의
나를 떠올렸다.
대학에 갈 돈이 없어, 나는 충남
인력개발원 정보처리과에 다녔다.
그곳에서 만난 그녀는 내
첫사랑이었다. 점심시간이면
도시락을 나눠 먹고, 쉬는
시간에는 공터 벤치에 앉아
서로의 꿈과 작은 희망을
이야기하던 시절이었다.
삐삐로 주고받던 짧은 메시지
속에서도 서로의 마음은 설렘
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 언젠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자.”
그 한마디가 내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었다.
할미당 고개에 올라, 나는
산길 사이로 사라진 복실을
부르며 목소리를 내었다.
“복실아… 복실아…”
대답 없는 고요 속에서,
첫사랑과 복실, 그리고
오래된 희망노트 속 문구
들이 겹쳐 내 마음을 채웠다.
그날 복실을 찾지는 못했지만,
나는 잃어버린 것들과 다시 마주했다.
첫사랑의 기억과 어린 시절의 희망이
조금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었다.
낡은 노트의 구석에 적힌
글귀가 떠올랐다.
“오늘은 조금 웃자.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야.”
그 문장처럼,
나는 천천히 숨을 고르고
고개를 돌렸다.
이 길 위에서, 나는 다시 나를
찾아가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