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 이상한 동네의 하루
자전거가 고장난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내 유일한 교통수단이자 친구였던 자전거는 마당 한켠에 서 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함께 고치던 수리센터 아저씨가 병이 나서 문을 굳게 닫은 뒤로는, 다시 걸어서 다니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복실이는 오늘 집에 묶어 두었다.
마트에 다녀오는 길이라도 늘 같이 걷던 녀석이지만, 혹시 사람들을 따라가 버릴까 봐 불안해서다. 복실이는 내가 문을 나설 때 꼬리를 천천히 흔들며 ‘빨리 다녀오라’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시골 도로는 가을 햇살이 내려앉아 따뜻했지만, 그 길은 늘 길고 한적했다.
논두렁 사이를 따라 걷다 보면 멀리 고등학교 운동장이 보인다. 종소리 대신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에 실려 온다. 그 소리가 유일한 사람의 기척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때였다.
하얀 SUV 한 대가 내 앞에서 천천히 멈췄다.
창문이 내려가며 익숙한 동네 아줌마 얼굴이 보였다.
“어머, 어디 가? 태워줄게.”
늘 인사하던 분이라 반갑게 다가가려던 순간, 조수석에 앉아 있던 여고생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엄마, 그 사람 태우지 마.”
말투는 단호했고, 표정엔 이유 모를 불편함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대로 굳어 섰다.
아무 짓도 안 했는데, 그 한마디에 마음이 얼어붙었다.
아줌마는 미안한 듯 내 쪽을 보며
“얘가 왜 이래, 동네 분이잖아.”
라고 말했지만, 여고생은 창밖을 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나는 작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그냥 걸어갈게요.”
차는 이내 천천히 내 옆을 지나가 도로 끝으로 사라졌다.
나는 걸음을 멈춘 채, 길 위에 길게 드리운 내 그림자를 바라봤다.
마음 한쪽이 저릿했다.
돈도 없고, 차도 없고, 그저 걷는 나 자신이 왠지 모르게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상한 동네였다.
어쩌면 세상이 이상한 게 아니라, 내가 낯선 사람으로만 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발걸음이 더 무거워졌다.
멀리서 고등학교 종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집 쪽에서 들려오는 복실이의 짖는 소리 .
그것만이 나를 기다리는 유일한 반가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