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와 습관

by 진솔

아침 수다가 한참인 두 여성이 웃으며 걷는다.

나는 그 뒤를 따라 걸으며 한의원에 가는중이다.

허리가 말썽을 부릴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 가지 않는다면 주말을 넘기기 힘들것이다.


앞에 걷는 두 여성을 뒤에서 보고 걷자니

짐짓 비슷한 연배거나 꽤 친한 사이같다.


그런데 한여성은 벌써 허리가 굽었고

한 여성은 허리가 곧다.

허리가 굽은 여성이 입은 옷은 색과 조화가 잘 어울리는 세련미가 보이는 옷이지만

뭐랄까~

옷 태가 살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반면 허리가 곧은 여성의 옷은 단조롭고 소박하지만

곧은 허리와 천천히 걷는 걸음걸이

조용한 말과 웃음

우아하다.

그 여성의 뒷모습은 굵게 컬을 말아 볼룸을 넣은

단정한 단발

삶의 편안함이 내려 앉은 소박한 어깨

목덜미 뒤로 비춰지는 그녀의 피부색까지 건강하고

단정한 삶이 엿보였다.


허리가 문제다

저 두여성의 차이도 나의 허리도.

비슷한 나이에 저리 차이나는 굽음을 보며

쇼윈도에 비친 나의 자세도 한번 더 살펴본다.


현대인들의 고질병 허리.

삶의 무게에 눌린 병이기도 하지만 흐트러진 자세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난 이미 허리에 문제가 생겨서 걷지 못한 시절을 겪으며 수술도 한 상태다.

정신 없이 바쁘게 일을 하다보면 그 마저도 잊곤 하는데

적어도 어제처럼 조짐이 보일때면 병원으로 달린다.

물론 아픈곳이 허리 뿐이겠냐마는...


나는 허리 이상신호를 감지 할정도로 나의 습관은 이미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평소 의자에 앉는 습관부터

걸을때 아랫배에 힘을주고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를 펴고 고개를 살짝 들고 턱을 당기며 걷는게 습관이 되었다.


그러기를 20년쯤 하다보니 특별한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도 아직 허리에 자전거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은

내게 있어 좋은 습관이며 자세다.


또 하나의 습관은 앞에 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이나

걸음걸이를 살피며 내 삶을 교정해 보려 애쓰는 습관이다.


앞 모습에 뭍어나는 습관이 저마다 뒷모습에도

그대로 뭍어나기 때문이다.


힘듦과 외로움 즐거움을 실은 어깨.

기분과 태도를 담은 발걸음.


그것들이 모두 나를 따라 걷는다.


앞에서 살던 삶이 뒤로 그대로 비춰진다.


나는 그런 모습을 매우 관심있게 보며

그들을 통해 잃지 않고 잊지않는 노력을 한다.


자세와 습관은 곧 내 삶으로 내게 비추어진다.


그래서 뒷통수에도 얼굴과 같은 표정이 있는것이다.


허리가 우리를 치켜세우는 뼈대인것처럼 굽고 휜 세월과 같이 가는 것은 어찌할수 없으나

삶의 중심이 휘거나 흐트러지지 않게 살피는 노력은

필요하다.


오늘 나는 내 서재에 큰 거울을 하나 들였다.


책상앞 허리는 굽지 않았는지 입꼬리는 내려앉아

경직되지 않았는지 살피는 습관을 들이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