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만을 위한 온전한 하루가 주워졌다.)
22년 차 일을 하고 있지만 특별한 여행을 난 딱 한번 경험했다.
지금도 그 여행과 그 시간만큼은 지친 나한테는 한 첩의 귀한 보약 같다.
18년의 긴 시간을 참 묵묵히도 잘 버티고 살았다 생각했을 무렵
요즘 말 하는 번아웃을 경험한다.
어제 까지도 잘 버텼어
아무 일도 없었어.
오늘 그것도 갑자기?
얼마큼 에너지가 소진해버린지도 몰랐던 거였다.
눈물 콧물 구멍이란 구멍에서 다 쏟아지는 느낌.
저 얕은 양재천 내울물에 빠져도 금방 죽을듯한 그 느낌.
남편을 붙잡고 내 걸 그렇게 쏟아내고 있는데 남편이 소리 내서 운다.
당황했다.
우린 똑같이 번아웃이었다.
미안했다.
나 만 힘들었다 생각했다.
서로를 봐주지 못한 시간들이었다. 같은 공간 안에서도.
(이 상황을 쓰고 있는 내 눈은 그때 그 뜨거움이 흐르고 있다
또 당황했다.)
우린 소리 내서 통곡했다.
참아왔던 소리 없던 그 시간을.
밥 벌어먹고살겠다고 애쓰던 그 시간들.
비울시간 없이 욱여 삼켰던 그 많고 많은 것들을 토해낼 시간이 왔음을
마음이 알아차린 것 같았다.
우린 잠시 일을 접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한 달 살이 제주행을 감행하고 만다.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는 안식월을 경험해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