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산책길은 죽녹원이다.
담양이 대나무가 유명하다는걸 모르는 사람이
드물정도로 대나무로 만든 죽제품들은
산업 발전을 위해 제품과
장인의 노력들이 전통으로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어느 여행지에나 있는 산책로지만
길에 따라 장소에 따라
조용함이 가져다 주는 기운은 다 다르게 느껴진다.
많은걸 생각하기보다 비워냄에 집중할때
가끔 그리 만나는 나를 보러가던 느낌이 좋아
시작된 산책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살짝 밑으로 꺼진듯한 돌틈사이 터널로
들어가는 입구는
마치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듯 간결하고 신성했다.
31만 제곱미터 라는 땅의 크기는 짐작할수 없으나
한옥 20채 가 가진 각각의 앞마당에
크기만으로도
규모가 얼마나 큰 곳인지를 느껴지는것같았다.
너른 땅에 전시관과 공원하나를 지나니 고즈넉한
한옥 찻집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죽녹원의 죽림이 펼쳐진다.
여기저기 정겹게 놓인 돌담과 돌계단은
어느 산책길에서도 빠질 수 없는 풍경이다.
오랜 만에 볕트인 하늘은
대나무 사이로 마른 공기를 뿜어내며
습윤을 뽑아낸다.
습지에서 자라는 대나무는 뿜어내는 습윤과
땅의 기운을 받아 하루의 1m의 성장도
거뜬히 자라낸다고 하니
대나무의 기운을 끌어 올리는 힘은 감히
상상도 못할듯하다.
그정도면 하루를 꼬박 지키고 있으면 녀석이
땅을 차고 올라오는 생명력을 눈으로
볼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가끔 티비속 다큐멘터리 에서
식물이 자라나는 모습을 슬로우모션 보았던
경희로움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이곳까지 들어선지 10여분 좀 지났을까
땅에서 차올라 목에 닿던 습도가 목줄기를 넘어갈때
굵기도 색도 다 다른 빼곡한 죽림에 들어선다.
총 8길의 산책로
각자의 길 앞에 이름을 내걸어 놓았다.
영화나 예능프로그램에도 소개되었다는
안내문 앞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
연예인의 이름으로 불리워지는 연못
내가 들어선 곳은
웬지 다른길은 몰라도 이길만은
걸어야 한다는 "운수 대통길"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는 운의 길에
큰 기운이 맞 닿아 운이 열린다는 운수대통길
이름만으로도 사람을 실실 웃게하는
혹시의 길로 안내 하는듯 하다.
목줄기에서 등줄기로 땀이
타고 흘러내린다.
잠시 그늘밑 숨을 고르며
빽빽한 대숲을 고개들어 바라본다.
5년동안 뿌리만을 뻗치다
순식간에 빼곡한 숲을 이룬다는 대나무
금방 하늘과 맞닿을 듯 한치의 숙임도 꺽임도
없이 오른 줄기가 위태롭듯 하늘을 찌른다.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따라 휘청거릴 줄도
알아 저리 꺽임없이 곧았으리라.
산다는건 각자의 아집을 쥐어틀고 사는 일이기에
서로 부딪히고 안달이 났을터
현명함이란 바람부는 날엔 저리 흔들려야 깨지지
않는 매끈함을 유지하는일이 아닐까 한다.
사방팔방이 넓기만 한 대나무 사이
썩은 가지를 떨군 마르고 키만 덩그런한 다른 종의
나무들이 보인다.
빽빽한 대나무 사이서 살기위해
몸집은 가늘고 해를 보기 위해 위로만 자란듯 하다
거마져 뿌리를 옆으로 뻗는 대나무에 치어
내린 뿌리가 들썩여져
온전히 땅의 기운을 빨지 못 한 가지는
썪어 내리고 나무도 기운을 잃어가듯
뻗은 가지에 잎도 가련하다.
무리의 힘은 저런것이로구나
청백한 대나무를 무리라 표현하는 말이
맞기는 하는걸까?
대나무의 무리속에 문뜻한 이방인처럼
내몰려 죽는 저 나무처럼
무리 라는 말은 좋게 쓰이면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다가도
나쁘게 쓰면 누구 하나쯤은 내 몰아 죽음에 잃게
하는 일이된다.
영역없이 내것만을 뿌리 뻗혀
남의 뿌리를 서슴없이 걷어올 리기도 하는
오늘의 뉴스를
잠시 죽림의 "틈"에서 엿보고 온 산책이었다.
떼지어 무리를 이루는 일은 아름다운 경관이 된다.
무리 속에 누군가가 밟히고 있는지
살펴본다면 더 아름다운 힘을갖는
무리가 되지않을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