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재 스물 일곱번째 이야기

모기장

by 진솔

그옛날이란 말이 맞을까?

모깃불을 지펴놓고

쑥냄새 피어오르던 연기불옆 평상.

빨래줄에 줄을걸어 메었던

모기장 속의 수다가

까르륵거린다.

좁은 평상위에 배를 들어내고

밤 이슬 수북하도록 별을 얘기한다.

얼마나 많은 소원을 이야기 했던지

별님은 알까?

달님은 알까?

나도 기억 나지 않던 소망들을...

그 많던 소원들이 이루어졌다면

지금 나는 무엇으로 살고 있을까나


초저녁이면 문닫고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는

우리를 배려하신듯

외출하고 돌아오니

마루를 삥두른 모기장이 쳐있다.

짙은 어둠속 조명하나가

많은 생명들을 불러 모으니

그 자리는 기꺼히 내주어야했다.


새벽 동이 터도

어둠이 마져 사그라들 때를 기다렸었다.


구멍숭숭

훤히

내다보이는 모기장 하나에

많은 생명들과 밤을 공유하고

새벽을 같이 깨워도

물리지도 물어 뜯지도 않는

평화가 찾아왔다.


나는 나데로

동동 뜬 달님도

반짝이는 별님도

찌르레기 벌레소리도

톡톡거리는 내 노트북도

즐거워한다.


공유란

구멍 숭숭 뚫린 모기장처럼

서로 가려지는것 없이

상대를 존중하면

이처럼 평화스러운것을


마냥 내어주기만 했다면

어느 한 쪽은

누리지 못하는 일이 되는일.


같이 누리고 즐거우니

남은 긴밤 아쉬움 없으려나


참고 기다리지 않는 새벽도

모기장 하나

조명하나에 불을 밝혔을 뿐인데

푸른빛은 더한다.


아~

이걸 누리러

여길 찾았던 거네


고요와

새벽

그리고 나.

이른 새벽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