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재 스물여섯번째 이야기

뱀이 싫어 하시는것을 아십니까,

by 진솔

며칠전 봉숭아 물을 들였는데 실패.

마냥 옛날기억으로 어림짐작 대충 했더니

멀건한 김치국물 같은 색만 손가락에 들었다.


모든비율이 맞지 않은듯

손톱만 빼고 살에만 들었다.

살이 쪼글쪼글 해졌다는건 백반의 비율이

좀많이 센듯 했다.


오전의 산책을 마치고

각자의 취미를 하다

5시가 좀넘은 이른저녁을 준비 하다 보니

주인장이 들어선다.

가끔 서로 만나면 특별할것도

어색할것도 없이 위아래 형님처럼

소주 한잔씩을 기울이곤했었다.

마침 오늘

귀한 안주 갈비가 있어

소주 한잔을 청하니 흥쾌히 오케이를 외치신다.


"자글자글"

갈비는 익어가고

해는 아직 중천에 벌겋게 걸 려 있는데

술잔은 오가며 이야기 꽃이 벌게진다.


손톱끝 우리의 김칫국물같은 봉숭아 꽃물을 보며

웃으신다.


나는 물었다.

한 두어번 들이면 될 봉숭아에 들어가는

백반 !명반이라고 하는 물질이

너무 많은양을 판매 하기에

약사에게 혹 다른 쓰임새가 있느냐 물었더니


아~ 기양 뱀이나 쫒고 물이나 들이면

쓸데는 거의 없다는 듯

시무룩한 대답만 할뿐.

이곳의 이야기는 필요 이상은

덧없는듯 하다.


그래도 산속을 후비는 나로써

뱀을 쫒는다 하니

것보다 더 반가운 일이 있을까?

비온뒤 습지로 뒤바뀐

땅의 체질을 생각하면

겁없이 여기저기 밟는 일은

참으로 조심스럽다.

돌계단 사이 틈으로 구멍이 숭숭 똟린것을

볼때면 여지 없이 구렁이나 뱀의 구멍같다는

생각과 상상을 했다.


손톱밑 누런 봉숭아 물을 보던 주인장에게

백반의 쓰임새를 물으니

아무짝 에도

백반은 쓰임새는 그뿐이지만

당신 손을 물들이는 봉숭아 꽃이야말로

뱀을 쫒는 명약이라 일컷는다

말해준다.

더불어 또 한가지는

밭주위에 심어놓았던 들깨나무가

뱀과는 천적이고

그 외에 다른 약품도 뱀을 쫓지는 못한다며

살아온 지혜를 일러주셨다.

곰곰히 기억이 되살아난다.

수돗가 옆 즐비했던 봉숭아

화단 흙밑 내려 밟던곳에 줄서 있던 봉숭화


그리고 산 밑 흙 밑에 흔건한 봉숭아!

조상들과 윗대를 살아간 지혜가 맞아 떨어지는순간


주인장은 한마디 덪붙인다.

밭주위 도랑을 타고돌던

들깨 나무도 뱀이 싫어 한다며^^


밭주위로 뺑둘러 쳐쳐있던 기억도

지니의 요술 램프처럼 생생히 기억이 튀어나왔다.


오늘 나는 다시 한번 봉숭아를 물들일거다.

나의 열개의 작은 창에

봉숭아 물이 깃든 커튼을 달거다.

오늘 두번의 실패를 해도

아직 내겐 세번의 다음이 있다.

삶은 지혜고 호기심이고 도전하는것이고

살아 봄직한 재밌는것일수도 있다.

소소재는

내게 소소재는

그렇게 놀고 느끼고 배워가는 곳이다.

조금씩 어린애 같은 마음을 갖게 하는

이곳의 놀이들이

좋고 감사한 하루다.

다음번엔 빨간 나의 손톱을

찍어서 올려 볼거다.

ㅋㅋㅋ

남량특집이 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