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재 서른네 번째 이야기
산속에도 짜장면 집이 있는 거 아세요?
ㅋㅋㅋ ~
오늘은 왠지 기름진 음식이 당긴다.
애견을 동반한 외식이 힘드니
장을 봐와 집에서 간편하게 먹다 보니
기름진 음식과
남이 차려준 밥상이 슬슬
그리워지고 있었나 보다.
장을 오가며
"맛있는 짜장면 집이 오픈했어요"
커다란 플래카드를 보고는 지나쳤었다.
설마 이곳은 아니겠지
산속에 짜장면이라 ~
하니 허기와 구미가 같이 당겨온다.
무더위 속에 녀석을 차에 둘 수 없어
조금 이른 시간이라
전화를 걸어 애견을 가방에 넣어
동반식사가 가능한지 물으니
너무 크지 않으면 괜찮다고
흔쾌히 허락하셨다.
주소를 찍고 가다 보니
우리 동네 입구
설마 설마 했는데
평범한 가정집에서 짜장면을 팔고 있었다.
산골에 간판 없이
플래카드 하나를 걸고 장사를 하시는 게
믿기지 않았지만
가끔 간판 없이 두 부부가 단출히 준비해
파시던 산속 백반집의 정갈한 한정식이
기억 속에 전해왔다.
이런 집이라면 왠지 맛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믿음으로
길가에 주차를 하고 들어가니
둥실둥실한 주인 이 저 씨가 웃으시며
나와 반긴다.
"어서 오시지요"
어서 오세요와 어감이 다른 듯한
어서 오시지요란 인사에
왠지 모를 손님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인사말이 아저씨를 한 번 더
보게 되었다.
인사 뒤에 흥건한 웃음도
아직 먹지도 않은 음식에 배부름이 찼다.
인사와 웃음을 함께 받는 반가움이란
타지의 산속에서 헤매다
마치 불 켜진 집 한 채를 만나는
반가움이었다.
조용히 구석진 곳으로
자리하며
짜장 두 개를 시켜 놓고는
녀석이 조용히 기다려 줄까
가슴 졸였다.
따끈따끈한 짜장면이 나오고
기름에 볶아진 야채와 고기가 춘장과
어우러져 내는 풍미에
몇 번 고개를 쳐들고 코를 킁킁거리다
기다려란 수신호 하나에 잠잠해진다.
그 덕에 우리도 오랜만의 기름진
음식에 집중하며 먹으니
온도가 살아 있는 짜장면 맛은 배가
되었다.
우리가 먹는 그 잠깐 동안에
플래카드 하나만 보고 찾아온
산속에 짜장면집이
어느새 만석이 되었다.
두 부부가 조용히
그날 준비한 만큼만을 파는
산속 짜장면집
욕심 없는 두 부부의 짜장면집이
또 어느 날 유튜버들이나 방송에
떠들썩해져
유명 맛집이 되어도 좋겠지만
저리 욕심 없이
인사 한 마디를 챙기고
웃음을 전하며
둥실둥실 주인아저씨의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전 두 부부가 하는 조그만 식당에
매스컴이 들이닥쳐
하루 2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던 식당이
하루아침 몇백 명이 찾아오는 바람에
준비 안된 식사를 제공하게
되면서
오히려 많은 악플로 견디지 못했다는
후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유명세보다
티브이에 반영된 맛집 플래카드 보다
우리 자신이 잃지 않아야 되는 것을
지키는 일 들이
그 집 만의 히스토리를 만드는
가치가 되지 않을까
나도 어느 곳에 가면
고장 맛집부터 검색했으나
소문과는 다른 집들이 허다해
실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이곳을 제일 잘 아는
주민이나 주인장께 물어보니
맛을 그리고 정까지
소개해주신다.
"그 집 맛도 좋지만 참 친절해서
기분까지 좋은 집 이라면서"
우리 모두는 우리가 하는 일에 만족을
느낄 때 마음에서 눈에서 손에서
신바람이 난다.
그래서 음식맛은 배가 되고
얼굴은 미소가 절로 나고
마음은 푸짐이라는 덤이
따라붙는다.
오늘 산속 짜장면집은
풍경도 맛도 주인장의 인사와 웃음도
기억 속에 추억 속에 기분 좋게
간직하며
마음 다치지 않고
너무 큰 유명세에도
흔들리지 않는
오래오래
맛있는 짜장면집으로
지나는 이들의 추억의 명소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