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재 서른아홉 번째 이야기

다시

by 진솔

소소재도 이제 추억한 편으로

담아두어야 한다.

이쪽 세계에서

저~어쪽 세계로 넘어가는 느낌?

왠지 망설임도 미련도 들지 않는다.

원 없이 놀았다

원 없이 읽었다

원 없이 썼다

원 없이 마셨다?ㅋㅋ

하고 싶은 만큼

놀고 싶은 만큼

마시고 싶은 만큼

충전이라고 해야 할까?

허기를 면했다고 해야 할까?

내일 돌아간다.

이 세상에 있으면서도

저세상일을 계획한다.

돌아갈 곳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다.

아들 녀석은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심심하니 얼렁 오란다.

돌아간다니

머릿속은 벌써 하루가 빠듯하다.

잠시 와본 이 세상

많은 물건도 필요치 않다

한 달 넘게 먹지 않은 음식이

김치 냉장고에 그득하고

20년을 버틴 냉장고는 탈이 없으려나

콩이 녀석 중성화 수술도 쉬는 동안 해주고

보살펴야 하고

커튼대신 블라인드로 갈아 끼워야 하고

오래 묵은 김치냉장고와

냉장고도 교체해야 하니

또 매장도 다녀와야 할거 같고

목욕탕의 묵은 때도 치워야 할 것 같고

슬슬 다시라는 먹고사는 일도

시작해야 하니

몸은 바쁘지만

마음은 가볍다.

갈옷과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게

두려움이 아닌 용기라는 걸

챙겨보니 말이다.

오늘 이 사람이

이 세상일을

써놓은 글도 올리고

다시 저곳 세상으로 가서

새로운 글을 올려야 해서

바쁘다

남편은 내일 거 걱정하지 말고 하나씩 올리라 한다

난 절대 반대

오늘의 감정

오늘의 마음은

내일 빗대어 쓸 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