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물씬이다.
꽃밭에 민들레가 한차레 피었다 지고 작약의붉음이 고상을 떨며 하늘을 찔러댄다.
작약의 꽃잎이 수줍음을 떨며 피어 벌어지는 교태에 붓을 잡았지만 매번 그리다 실패해낭심한 지아비 꼴로 붓을 내려놓았던 쉽사리 가슴팍이나 화선지 폭에 앵기지 않는 꽃이다.
그런 기억만큼이나 오래 피어주지 않으니
또 한번의 설욕을 견디며 내년을 기약해본다.
매일 아침 저 꽃을 바라본다.
품지 못한 지아비 심정이다.
지는 너를 붙잡지 못한 애설이다.
거실 문을 활짝 열어 재치고 저녀석 바깥구경도 시켜주고 코에 이번 생의 첫 봄 냄새를 실컷 맡아보라며 불쑥안고 시 비슷한 혼자말을 낭독해 본다.
기시끼 ~ 내 시엔 도통 관심 없고 높이 쳐든 하늘이 낮설고 무서운듯 품으로 파고 드는데만 정신없다.
품으로 파고드는 이느낌 참 오랜 만이다.
가끔 동네 꼬마녀석들이 시집가고 장가가서 애 낳고 찾아와 안아보라며 앵겨줄때의 그느낌과는 사뭇 분명 다르다.
살기 위해 정신없이 파고듦 이다.
꼬~옥 안아주어야 한다.
걱정하지마라며 심장의 소리를 전해야 한다.
넌 무서위서 살려고 파고든 내 가슴에 전해지는 이 정적인 상황이 내겐 경이롭다.
주먹만한게 품속으로 끼어드는 이 상황은 무장해제다.
무슨 말짓을 해도 다 용서 될듯한 넓은 아량이 솟구친다.
무섭다니 할수 없다.
잠시 거실 카펫 위에 내려 놓고 녀석의 조찬을 준비한다.
앗!
깜박했다.
녀석들에게는 카펫은 제일 넓고 푹신한 대형 패드가 된다는 사실을...
방금 전까지도 모든 말짓을 용서 할만큼의 내 넓은 도량은 온데 간데 없는 나무아비타불이다.
재빨리 하우스를 외쳐대며 어린것은 안중에도 없고 미친듯 카펫에 녀석의 소변을 정신없이 닦고 있는 미친 여자 사람만이 있었다.
내 소리에 놀라 정신없이 하우스로 향하는 그녀석의 뒷모습에 이어 눈치를 보며 오들오들 떨고 있는 모습을 마주하고 있는 너와 나.
잠시 전까지 네게 시를 읊던 우리는 없었다.
우린 그렇게 두려움과 분노 사이를 한참 바라보며 서로의 숨을 가라앉혔다.
잠깐사이에 일어난 일에 서로 어색해졌다.
녀석도 나도 어떻게 다시 다가갈지 몰라 한다.
묵묵히 조찬을 내어주며 씁쓸한 숫자를 센다.
하나
둘
셋...
씁쓸한 기다림속에 침묵.
미인함에 열을 세지 못하고 내민다.
먹어.
우린 소리의 억양으로 상대의 기분을 알아챈다.
더 오랜 시간을 같이 한 사람이라면 상대의 대답 "어" 하나에도 작두를 타는 경지에 오르기도 하면서 말이다.
뭐~~~~여?
무슨 일 있지?의 준말이다.
높아진 내 소리 하나에 상대가 저리 떨고 있다면 우리의 대화는 분명 잘 못된 것이다.
그리고 쨉도 안되는 저녀석을 상대로 비열하고 치졸한 덩치 큰 인간일 "뿐"이 되는 것이다.
휴~깊은 숨을 들이 마시며 반성중이다.
접자.
또 접자!
카펫은 접고 마음은 비우자~
저 카펫은 저녀석 오기전 큰 맘 먹고 구입한거다.
강남 지하상가를 발품을 팔며 오후에 들어오는 햇살아래 뒹굴뒹굴 거리며 책이나보자며 말이다.
내주어야 한다~
마음이든 공간이든 내어주어야 들어와 앵길 틈이 생기는게지~
그래야 그 틈에서 같이 숨쉬는 게지.
그런게 살아간다는 게지.
그날 콩이는 카펫위를 몽골 초원처럼 뛰놀고
그 넓은 카펫은 반으로 또 반으로 접혀 현재콩이의 침실로 사용중이랍니다.
20230502
To be contin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