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덥고 나날이 식욕은 없다.
바쁜 하루 비슷한 하루를 기분 좋게 넘기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입맛 당기고 구미에 땡기는 음식을 내 입에 대령하는 일이 아닐까한다.
직장생활을 하는 현대인이라면 힘든 5일을 달래줄 맛깔난 음식이 하루를 달래는 위로가 아닐까 한다.
그중 나는 주 5일이 아닌 6일을 일을 하니
집에서 해먹는 일보다 사먹는 일이 다반사다.
일이 끝나갈쯤 고민이 많다.
뭐 먹지?
배는 고픈데 늦은 시간이라 먹거리는 제안되어 있고
딱히 먹고싶은것도 없지만 하루를 위로 삼은 노동의 보상을 음식으로 대안하는 날이 많아졌다.
우리가 움직이는 패턴의 반경은 그리 크지 않다.
늦은 시간 이기도 하지만 적은 동네의 음식도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점심은 단일 메뉴나 오늘의 메뉴를 파는 곳에서 해결한다.
요즘 새로이 먹게된 음식중에 하나가 콩국수다.
어려서 예전 외할머니를 따라 기차타고 진주에 할머니의 친척집에 놀러간적이 있었다.
긴 기차여행에 배도 고팠겠다 싶어 진주시장어느곳에 콩국수를 사주시겠다고 들어갔다.
시골서 자란 나는 우유대신 콩을 불려 갈아 두유정도는 먹고살았으니 콩국수에 거부감 같은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사실 그 시절 무엇을 가리고 말것도 없는 식솔 많은 집이었으니 말이다.
할머니가 적당히 설탕 2스푼을 얻어주신 콩국수를 먹는 순간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작년 이맘때까지 콩국수는 입에도 대지 않는 못 먹는 음식으로 내겐 분류되었다.
남편과 함께 점심을 사먹는 국수 집엔 4윌부터
콩국수를 판매한다고 쓰여있다.
남편은 매번 콩국수를 먹고 난 매번 잔치국수를 먹는다.
이른 더위가 일찍 찾아온탓에 입맛이 없을 쯤은 그집을 찾곤하는데 특별한 권유를 하지 않는 남편이 이정도면 이집 콩국수는 최고 라는 칭찬일색을 한다.
나는 맛없다며 고개를 내둘러 콩국수에 대한
최악이었던 진주여행 이야기를 했다.
여행일기를 잠시 늘어 놓자면
진주서 먹은 설탕 넣은 콩국수는 비리고 비위에 안맞았으며 친척집을 찾아가는 만원버스에서 할머니 치마자락을 놓쳐 잠시 미아가 되어 눈이 퉁퉁 불어터질만큼의 기억과
늦은 저녁에 겨우 할머니를 찾아 당도한 복숭아 과수원에서 하루 고생했다며 제일 맛있는 복숭아를 내어주셨는데 그안에 벌레가 들어 있던 기억이 내겐 최악의 기억으로 자리 했었나보다.
내 이야기를 차근 차근 듣던 남편은
콩국수는 물과 콩의 비율도 중요하지만
설탕파와 소금파가 엄격히 갈리는 음식라고 설명하며 소금을 넣기전과 소금을 넣은 콩국물을 먹어보라며 내어준다.
그날은 자주먹던 잔치국수에도 물렸었지만
그날의 두려움 따위는 날려버리고픈 맘도 있었다. 소금을 넣으니 고소함이 더해진다.
거부감 들지 않는 고소함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날은 나와 모든게 맞지 않았던 작은 사건 사고 였을 뿐이었는데
그 기억이 할머니의 추억까지 잊게 했다.
소금에 고소함이 더해지며
한번씩 먹을 때마다 좋지 않던 그날의 기억들을 희미하게 만들었지만 할머니와의 마지막 기차여행의 추억은 더욱 뚜렷이 떠올랐다.
날씨 덥고 힘든 요즘 콩국수 한 사발은
무더운 여름날을 버티고 있는 보양식이 되었다.
콩국수 위에 얹어 먹는 그집 김치맛도 서로 조화를 잘 이루어 내는 기가 막힌 궁합이다.
콩국수 같은건 아예 먹어본적 없는 아들에게
이 맛있는걸 어떻게 전해 먹게할까 고민중이다.
부디 좋은 맛으로 기억에 남아 추억하는 음식이 되어야 할텐데 말이다.
오늘 우리 뭐 먹을까 ?
묻는 날은 입 맛이 없으니 우리가족 모두 콩국수 집 앞에서 만나자는 무언의 약속을 하는 추억의 음식이 되길 바란다.
음식은 추억과 같이 먹어야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나와 먹던 추억을 아들 여자 친구와도 먹고 또다른 좋은 사람들과도 먹는 일.
그래서 음식은 추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