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시작해도 되나요?

by 눈누난나 리


이제 좀 안정을 찾을 나이라고들 말한다.
아이들도 다 자랐고,
몸도 마음도 살짝 내려놓을 때가 됐다고 한다.


“이제 좀 쉬면서 슬슬 해도 되지 않아요?”
“아니, 뭘 그렇게 또 시작해요?”

그 말들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야 할 것만 같았던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마음은 자꾸 움직인다.
멈추려 해도 자꾸 쿵쾅대는 무언가가 안에서 들린다.

내가 뭘 더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지금 쉼보다 설렘이 더 필요한 시기에 와 있다는 것.
멈추는 것보다 다시 그어보는 선 하나가 더 간절해진 때라는 것.


어릴 적 내가 본
50대는 분명 ‘늙은 사람’이었다.
얼굴엔 주름이 깊고, 늘 손에는 파스를 붙이고 다니며
‘이 나이쯤 되면 허리가 아프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런 이미지.

그런데,
내가 지금 50이 되어보니
너무 팔팔하다.
10km도 완주도 하고, 1000m 이상 산도 거뜬히 오르고,
기억력도 살아 있어 계속 배우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 게 자꾸 생긴다.

이게 늙은 거라면,
나는 아직 멀었다.

그러니 더더욱 묻고 싶어진다.


“정말 이 나이에 멈춰야 하나?”
“이 나이에는 시작하면 안 되나?”


아이들은 이제 각자의 길을 잘 가고 있다.
한 아이는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고,
또 다른 아이는 군 생활 중에도 묵묵히
자기 삶을 설계하고 있다.

그 아이들을 지켜보며 문득 깨달았다.
이제는 내가 아이들을 바라보던 눈으로
나를 바라볼 차례가 왔구나.

내가 나를 키워야 할 때.
이제 나 자신이 책임져야 할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처음에 맘먹을 때 헷갈리기도 했다.
“이제 와서 뭘 새로 해?”
“그냥 하던 일이나 잘하자.”
이런 말들이 속삭이듯 다가온다.

하지만 그 말에 귀를 기울이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또 다른 내가 대답한다.

“지금도 괜찮아.
지금이니까, 오히려 더 잘할 수 있어.”


요즘의 나는
일상을 정비하고,
습관을 훈련하고,
글을 쓰고,
조용히 나를 업데이트 중이다.

어떤 날은 잘 되고,
어떤 날은 무기력하지만
확실한 건,
나는 나를 멈추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


이 글도 그중 하나다.
내가 나에게 건네는 질문이자,
앞으로 쓰게 될 모든 이야기를 여는 시작점이다.

나는 바란다.
아이들에게는 능력 있는 엄마로,
미래의 손주들에게는 건강하고 재미있고 든든한 할머니로.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는
성장과 성공의 에너지를 나누는 ‘기버’로.

죽는 순간까지,
녹슬지 않고 닳아 없어지는 사람.
그게 내가 되고 싶은 나다.


그러니 다시 묻는다.
50, 시작해도 되나요?

그리고 나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지금이니까,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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