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X세대, 마침표 대신 프롤로그
나는 X세대다.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 사이, 어정쩡한 이름을 달고 살아온 세대.
세상은 우리를 "낀 세대"라 부른다.
부모세대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번째 세대.
태어나 보니 가난했고,
학교에 다니며 IMF를 겪었고,
스무 살이 채 되기도 전에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와 학자금 대출을 끌어안았다.
스펙 쌓기의 시작도, 비정규직의 도입도,
우리는 전부 '처음'으로 경험했다.
그리고 그 '처음들'은 대체로 고달팠다.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좋아서 하기보다, 살아남기 위해 해야 했고,
버티는 것이 곧 능력처럼 여겨지던 시절을 살았다.
그 시절을 지나 이제 마흔을 넘고 쉰이 되었는데,
세상은 또 말한다.
“이제는 좀 내려놔라.”
“너무 늦었다.”
하지만 정작,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50 이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100세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부모 세대는 60이면 은퇴했고,
자식 세대는 이미 새로운 패러다임에 익숙하다.
X세대만이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중년을, 노년을,
내가 먼저 실험해 보기로.
내가 쓰고 있는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마중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으니,
이제는 우리가 먼저 길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그래, 누군가는 먼저 불을 켜야 하니까.
나는 내 삶을 프롤로그로 다시 써보기로 했다.
X세대는 이제 마침표 대신 새로운 문장을 시작할 차례다.
50이라는 숫자는 무겁다.
그러나 나는 이 무게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문장의 첫 단어로 삼고 싶다.
내 인생의 다음 장이, 다음 문단이,
이제야 진짜 쓰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낀 세대가 아니라,
두 시대를 연결하는 다리이자,
세대 전환의 서막을 여는 첫 문장이다.
지금까지는 세상이 정해준 틀 속에서 버텼다면,
이제부터는 내가 내 삶의 설계자가 되기로 했다.
나는 그저 살아남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아이들에게 능력 있는 엄마로,
미래의 손주들에게 건강하고 재미있고 든든한 할머니로,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는 성장과 성공의 에너지를 전하는 ‘기버’로.
죽는 순간까지,
녹슬지 않고 닳아 없어지는 사람.
그게 내가 되고 싶은 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X세대에게도 프롤로그가 가능할까?
우리에게도 '다시 시작'이라는 말이 어울릴까?
그리고 대답한다.
가능하다.
충분히. 아주 멋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