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예전에는 50대가 되면 다 끝나는 줄 알았다.
어릴 적 보았던 ‘쉰 살’은 늙은이였다.
머리에 파마를 하고, 꽃무늬 바지를 입고, 허리를 굽혀 걷는, 어딘가 몸도 마음도 ‘늙어버린 어른들’이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50을 맞이하고 보니,
이게 웬걸.
몸도 마음도 한창이다.
진심으로 말하건대, 나는 지금이 가장 ‘재미있다.’
어쩌면 이 나이쯤 되면, 좀 ‘안정’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닐까?
지인들은 묻는다.
“이제 다 해놓고, 뭘 그렇게 또 시작해요?”
“아직도 그렇게 바쁘게 살아요?”
“좀 쉬면서 여유도 즐기고 그래요.”
하지만 내겐, 재미가 가장 큰 여유였다.
몸이 피곤해도 재미있으면 버틸 수 있었고,
조금 두렵고 서툴러도 재미있으면 시도할 수 있었다.
재미는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나는 더 이상 삶을 '의무'로만 살고 싶지 않았다.
누구의 엄마로, 누구의 아내로, 누군가의 원장으로 존재하는 하루가 아니라
내가 나로서 살기 위한 재미를 찾고 싶었다.
그래서 글을 쓰고, 달리기를 하고, 책을 읽고, 아이들과 수업을 했다.
블로그에 글 한 편을 쓰고 나면 뿌듯했고,
달리기를 마치고 샤워하는 순간의 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책 한 권을 끝까지 읽고 나면 내가 조금 더 성장한 느낌이 들었고,
아이들의 눈빛에서 "이 수업, 재미있어요!"가 느껴질 때면 나도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
어떤 날은 이런 생각도 들었다.
‘재미있게 산다는 게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가능하구나.’
거창한 성취나 특별한 사건이 아니어도
내가 몰입하고, 내가 웃고, 내가 나를 잊는 그 순간이
그 자체로 충분히 값진 재미였다.
중년이 된다는 건, 인생의 2막이 열린다는 뜻이 아닐까?
인생 100세 시대, 우리는 이제 겨우 절반을 지난 거다.
그렇다면 이 후반전을,
남 눈치 보며 살 일만 줄줄이 늘어놓을 순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재미있게 나이 들고 싶다.
누군가는 잔소리 많은 ‘꼰대’가 되어가고,
누군가는 세상과 단절된 외톨이가 되어갈 때,
나는 시대와 연결되고, 젊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나만의 리듬으로 나이 들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중년의 품격이다.
그게 내가 바라는 ‘할머니’의 모습이기도 하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재미있게 살고 싶다.
내가 만든 짠 프로그램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걸 보는 것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완주를 해내는 것도,
내 일상의 기록을 글로 남기는 것도,
모두 내 삶의 ‘재미’가 되어주었다.
살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시련도 있겠지만,
그 시련조차 언젠가는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재미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무언가를 시작하고,
조금은 서툴러도 한 발짝씩 걸어간다.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고,
늘 새로움에 끌리고,
늘 사람에 관심이 많고,
늘 내 일에 미쳐 사는 사람이다.
그게 피곤해 보일 수 있겠지만,
나는 안다.
지금이 가장 나답고, 가장 살아 있는 시간이라는 걸.
그러니 나는 또 묻는다.
"이렇게 재미있게 살아도 되는 걸까?"
그리고 곧장 스스로 대답한다.
"그래, 이왕이면 인생은 재미있게 살아야지!"
50,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