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꿈은 동사로 꾸자
어릴 적 내 꿈은 선생님이었다.
국어 시간이 유독 좋았고, 문학작품 속 주인공에 감정이입하는 일에 진심이었으며, 친구들 앞에서 책을 읽어주는 일이 설렘이었다.
그건 그냥 좋아하는 일이었을 뿐인데, 좋아하던 일이 꿈이 되었고, 어느 순간 꿈은 명사가 되어 멈췄다.
결혼, 출산, 육아, 생활비 걱정, 대출금 상환, 시댁살이...
그 모든 일들이 삶의 앞줄을 차지했다.
꿈은 늘 뒷줄이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언젠가 형편이 되면,"
"아이가 크면,"
그렇게 미뤄둔 내 꿈은 오래도록 쉼표와 줄임표 속에만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그렇게 수많은 '언젠가'를 지나오고 보니,
나는 여전히 꿈꾼다.
여전히 무언가를 해보고 싶고, 도전하고 싶고, 의미 있는 일을 만들고 싶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내가 꿈을 ‘명사’로만 다뤄왔다는 걸 깨달았다.
‘선생님’이라는 직함, ‘출판 작가’라는 타이틀, ‘사업가’라는 명함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직함이 아니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말을 건네고 싶었고, 글로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었으며, 내가 만든 시스템으로 누군가의 삶에 전환점을 주고 싶었다.
그건 타이틀이 아니라 ‘행동’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꿈을 동사로 꾸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실행을 통해 이뤄지는 일은 무엇인가?"
글을 썼다.
매일 블로그에 한 편씩, 마음을 다해.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되길 바라며,
‘출판 작가’라는 명사는 오지 않아도
‘매일 쓰는 사람’이라는 동사는 나를 살아 있게 했다.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100미터도 못 뛰고 숨이 턱 막혔지만,
달리는 삶은 내게 ‘끊임없이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주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고,
늦어도 괜찮았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그 자체로 의미 있었다.
그래서 사업을 다시 디자인했다.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읽기 프로그램을 런칭하고
그 프로그램으로 삶이 바뀌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나는 다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이제는 알겠다.
꿈은 동사여야 한다는 걸.
멈춰 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씩 움직이며 가까워지는 것.
그게 진짜 꿈이라는 걸 말이다.
누구는 말한다.
“이 나이에 뭘 또 시작하냐고.”
“지금은 안정이 필요할 나이라고.”
“왜 그렇게 바쁘게 사냐고.”
하지만 내게 바쁘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도전하는 중년은 멋지다.
설레는 중년은 젊다.
꿈꾸는 중년은 단단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에게 묻는다.
“지금 너의 꿈은 무엇이니?”
그리고 대답한다.
“매일 쓰는 사람이고, 매일 뛰는 사람이고,
녹슬어 사라지지않고 닳아 없어지는 에너지 기버."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걸 위해 살아가면,
그 삶은 이미 꿈꾸는 삶이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50에 쓰는 프롤로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