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24평 임대아파트, 공부방의 첫 문을 열다
24평, 방 3개짜리 임대아파트.
작지만 우리 가족의 첫 독립된 집이었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을 갖게 됐고,
그토록 갖고 싶어 하던 벙커침대까지 마련해 줬다.
그날 밤,
아이들은 방방 뛰며 웃었고
“진짜 우리 방이야?” 하며 이불을 만지작거렸다.
나는 웃었지만 속으론 또 다른 결심을 하고 있었다.
“이제 여기서, 내 일을 시작하자.”
그 결심이 ‘공부방’이었다.
간판도 없었다.
홍보 전단지도 뿌리지 않았다.
그저 아는 지인 몇 명에게 소문을 낸 게 전부였다.
책상과 의자를 주문해 거실에 배치했다.
방은 아이들 생활공간으로 두고,
수업은 오로지 거실 한 곳에서만 진행했다.
운영 방식은 단순했다.
딱 3타임만 열었다.
오후 2시, 3시, 4시 30분.
한 타임 50분 수업, 다음 타임 시작 전 10분 정리.
하루 3시간만 일했다.
정원은 18~20명.
그 이상은 받지 않았다.
학습지 교사 시절, 하루 종일 바쁘게 뛰면서도
내 시간은 없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공부방 시절만큼은 워라밸을 누리고 싶었다.
“이 정도면 딱 좋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집에서 일하니 출퇴근 시간이 없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내가 집에 있었다.
저녁밥을 함께 먹고,
시간이 나면 아이들과 산책도 했다.
적당히 벌고,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쉴 수 있는 생활.
그게 내가 생각한 이상적인 구조였다.
첫 달은 등록생 5명으로 시작했다.
두 달째 10명,
반년이 지나자 15명,
1년 후엔 18~20명 정원이 꽉 찼다.
수업은 거실에서만 했기에
아이들과 거리가 가까웠다.
앉은 자세, 필기 습관, 표정 변화까지
모두 한눈에 보였다.
그만큼 수업의 밀도가 높았고,
학부모 만족도도 높았다.
수익은 월 300만 원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게 전혀 아쉽지 않았다.
학습지 시절처럼 해약률에 쫓기지도 않았고,
회사의 수익 구조에 얽매이지도 않았다.
내 방식대로 수업하고,
내가 정한 시간에 하루를 마무리했다.
공부방에서의 시간은
내게 오랜만에 숨통이 트인 시기였다.
물론 완벽한 워라밸은 아니었다.
수업 준비와 채점, 상담, 행정 업무는
여전히 내가 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집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기에
외부로 나도는 시간과 체력 소모가 크게 줄었다.
나는 그때 이렇게 생각했다.
“이 구조를 오래 가져가야지.
나한테는 이게 맞아.
적당한 게 제일이야.”
그 믿음은 꽤 오래갔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벌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건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당’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공간이 부족해졌고,
정원 제한이 발목을 잡았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성장을 막고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됐다.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처음의 선택이 틀린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선택이 발목을 잡기 시작한다면,
다시 한번 구조를 점검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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