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상황이 올 때마다 나는 늘 “왜 나만?”이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사회생활을 잘하지 못하는 나는 윗분들에게도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고, 학창시절부터 친구와도 잘 어울리지 못했다. 그 영향은 지금까지 남아 있어, 사람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꼬아 생각하다가 관계를 망칠 때가 많다. 나는 피해의식이 강하고, 자존감은 낮지만 자존심은 센 사람이다. 이런 성향의 근본에는 자기연민의 씨앗이 자리 잡고 있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직원과 편애가 있다고 느꼈고, 업무분장이 터무니없이 나에게 과하게 주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타부서에서 블레임 메일을 받았을 때는 극도의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결국 팀장님께 장문의 글을 보내고 내 화난 감정을 드러냈지만,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안 좋은 행동이었다. 차라리 미팅이라도 해서 대면으로 말하는 게 예의였고, 말투도 화가 난 것이 드러나지 않도록 조절했어야 했다.
알고 보니 팀장님의 윗상사가 급히 한 팀원을 타부서로 충원하면서, 그 부담이 지금 있는 인원에게 돌아간 것이었다. 상황은 단순히 나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매사에 위축되고, 사회성이 부족한 내 자신을 탓했다.
이 모든 경험들을 돌아보며, 나는 자기연민이 왜 반복되는지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힘든 상황에서 ‘왜 나만?’이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는 나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자기연민은 나를 위축시키고, 관계를 어렵게 만들지만, 동시에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앞으로 나는 자기연민에 빠지기보다 자기돌봄을 선택하고 싶다. 씨앗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그것을 건강하게 키워, 나와 타인을 조금 더 여유롭게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