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갈래의 길 위에서

나는 늘 두 가지 마음 사이에 서 있다.

by 피그말리온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은 숨이 막히도록 버겁다. 그 안에서 나는 불행하다고 느꼈고, 부모님께 신경 쓸 여유조차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호주로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새로운 땅에서라면 무언가 달라질 거라는 희망을 품으면서도, 동시에 그것이 전부 해결책이 아님을 알고 있다.


호주로 떠나는 날은 곧 부모님과의 이별을 뜻한다. 회사와 멀어지면 부모님과도 멀어지는 듯한 이 모순이 내 마음을 짓누른다. 왜 나는 두 가지 모두를 만족할 수 없는 걸까, 스스로를 원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면 삶은 완벽한 만족이 아닌, 불완전한 선택들 속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부모님 곁에 머무는 대신 나의 길을 향해 나아가고, 그 과정에서 부모님과 이어질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내가 감당해야 할 성장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깨닫는다. 두 가지를 다 완벽히 가질 수는 없지만, 그 대신 서로에게 소중한 순간을 의식적으로 남길 수는 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은 부모님과 시간을 더 깊게 나누고, 멀리 떠난 후에는 또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멀어진다는 건 끝이 아니라, 연결의 형태가 달라지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나 자신을 너무 탓하지 말자. 나는 이미 부모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고, 동시에 내 삶을 지켜내려 애쓰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쓸모없는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