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시간, 돈에 구애 받지 않으며 유랑하는 삶을 위해
처음엔 단순한 장난이었습니다.
‘경제적 자유’—제가 오래도록 꿈꿔온 다섯 글자를 무심코 거꾸로 읽어보다가,
‘유자적제경’이라는 소리를 발견하게 됐죠.
어쩐지 마음에 들어 닉네임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말이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니라,
제 삶의 방향을 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점점 더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단어를 한자로 풀어보는 순간,
그 안에 담긴 뜻이 마치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유자적제경’—遊子的 諸慶.
遊(놀 유), 子(아들 자)
고향을 떠나 타지에 머무는 자, 떠도는 이.
단지 ‘노는 아이’가 아니라,
삶의 중심에서 살짝 벗어나
경험과 관찰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존재.
저에게 ‘유자’는 곧 떠나는 용기를 가진 자라고 할 수 있겠죠.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 자신을 던지는 사람.
길 위에서 흔들리지만, 결국 자신만의 뿌리를 만들어가는 존재인 겁니다.
遊子的는 단어 그대로 ‘유자와 같은’,
즉 떠남과 머묾, 유랑과 일시적인 정착이 공존하는 삶의 형태입니다.
이 말 속에는 고정되지 않음, 계속해서 흘러가는 생의 자세가 담겨 있어요.
저는 그 유자적 삶이야말로,
세상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배우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무름은 잠시일 수 있지만,
그 안에 깃든 감정과 배움은 오래 남게 되죠.
諸(모두 제), 慶(경사 경)
모든 것이 경사스럽다는 뜻.
살면서 마주하는 순간들,
그 어떤 것도 의미 없는 일은 없다는 믿음입니다.
처음엔 실패처럼 느껴졌던 일도,
한참이 지나고 보면 나를 성장시킨 사건이 됨을 깨닫죠.
모든 일에는 저마다의 시기와 이유가 있으며,
결국 삶의 퍼즐 한 조각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말합니다.
떠도는 삶, 낯선 사람, 익숙하지 않은 환경—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제경’,
즉 나 자신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축복이었다고 말이죠.
나에게 유자적제경은 운명적인 닉네임이다
경제적 자유.
제 삶은 언제나 이 단어를 중심으로 회전하고 있어요.
돈에 구애받지 않고, 시간에 쫓기지 않으며,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
저는 항상 바랍니다.
어느 날 노트북 하나 들고,
도시에서 도시로, 바다에서 숲으로 옮겨 다니며
글을 쓰고 배우고 사랑하는 삶.
이런 삶을 꿈꾸는 제가 ‘유자’가 아니면 달리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여정에서 얻게 될 깨달음과 만남은
결국 '제경'—경사스러운 일로 제 삶을 채울테죠.
그래서 저는 이 이름을 단지 닉네임으로가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이끌어줄 이정표처럼 품고 살아갑니다.
저는 아직 완전히 자유롭지 않습니다.
돈도 시간도 장소도, 모두 저를 붙잡고 있죠.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유자적제경’이라는 이름이 헛되지 않으려면,
그 여정을 준비하는 오늘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그래서 저는 오늘도 배우고, 누적합니다.
매일의 일상 속 작은 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실패와 머뭇거림조차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죠.
떠도는 삶이 경사스러울 수 있으려면,
지금 이 순간부터 겸손하게 준비되어야 한다는 걸 믿기에.
저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유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겸손한 하루하루 속에,
‘유자적제경’을 조금씩 실제로 살아내고 있을거라 믿습니다.
우리는 모두 떠도는 존재죠.
다만, 그 떠돎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이 드물기도 합니다.
저는 그 이름을 ‘유자적제경’이라 부르려고요.
잠시 머무르고 떠나는 모든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안에 깃든 작고 깊은 축복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진짜 자유를 얻어 나만의 바람 속에 머물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이 이름을 등에 지고, 저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