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국채 금리는 떨어지지 않는가? 또, 나는 왜 트럼프에게 기대중인가?
요즘 미국의 장기채 금리를 보고 있자면, 마치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졌는데도 물결 하나 일지 않고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리가 하락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고지에 틀어박혀 밖으로 얼굴을 내밀지 않고있죠. 이건 단순한 금리 사이클의 문제가 아닙니다.
점점 불어나는 미국의 재정적자, 넘쳐나는 국채 발행, 멈추지 않는 국방과 복지 지출, 그리고 연준의 무표정한 금리 동결까지.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금리를 단단히 떠받치고 있습니다.
채권시장은 조용히 무거워졌고, 금리의 하방은 생각보다 훨씬 두터운 저항선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사람들은 채권에 대해 점점 더 비관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떨어지지 않는 가격, 올라가지 않는 기대. 이 조용한 절망 속에서 채권은 점점 ‘답답한 자산’으로 느껴지고 있어요.
여기에 더해, 미연준의 ‘higher for longer’ 기조는 시장의 기대마저 무디게 만들고 있죠. 미국의 물가는 낮아지는 듯하지만 서비스와 임대료, 그리고 임금은 끈질기게 버티고 있습니다. 시장은 경기 침체를 말하면서도 그 말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연준은 속도보다는 인내를 택하고 있어요. 장단기 금리차는 오랜 시간 역전되었다가 역전을 해소했지만, 이제 시장에서는 비정상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제 곧 금리가 내릴 거야.” 하지만 그 ‘곧’은 아직 오지 않았어요.
언제 올지 모르는 '곧'을 기대하며 주식시장은 계속 변동성이 커지는 중이죠.
저는 오히려 이런 시점에, 모두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낼 때, 가장 비상식적인 인물에게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입니다. 이 78세 노인의 다음 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특히 그는 언제든 판을 뒤엎을 수 있는 인물이고, 독불장군 같은 그의 성격은 정책의 지형을 뒤흔들기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도널트 트럼프는 연준 의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한 적이 있고,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흔드는 발언도 거리낌 없이 해왔어요. 심지어 당선된 후부터 최근까지 몇번이고 연준 이사를 교체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 국가의 금리와 금융시장 전체를 협상의 카드로 쥘 수 있는 사람은 트럼프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위험할 수는 있지만, 지금처럼 꽉 막힌 금리 구조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는 최근 중국과의 관세를 140%에서 30%로 낮추기로 한 갑작스러운 합의를 이끌어냈어요. 유럽연합(EU)에게는 협상의 진전이 없다며 보편관세 10%를 부과하겠다던 자신의 말을 뒤집어 50% 관세를 물리겠다고도 얘기했죠. 이는 단순한 무역 정책 혹은 독선이라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계산된 수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카오스'를 먼저 보여주고 상대를 혼란스럽게 한 다음 '덜 카오스'적인 방안을 제시하여 협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 통해 트럼프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금리를 낮출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셈이죠.
저는 지금의 미국을 빚 위에 세워진 모래성이라고 느낍니다. 그 위태로운 구조는 때로는 정책이라는 조각칼에, 때로는 트럼프의 숨결 한 줄기에 흔들릴 수 있어요. 그리고 그 흔들림이 금리를 낮추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돌아올지는 모르지만요. 그때가 오면, 저는 조용히 채권이라는 돛을 펼쳐 바람의 방향을 잡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