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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원고를 완성한 밤, 조용히 설레는 마음으로

공무원의 삶에서 작가의 삶으로, 작지만 분명한 첫걸음을 내딛다

by 유자적제경

안녕하세요, 유자적제경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꺼내보려 해요.
늘 그래왔듯, 조용히 쌓아온 저만의 작업을 누군가에게 말해보고 싶은 아침입니다.
바로 어젯밤, 한 권의 책 원고를 완성하고 출판사에 제안서를 보냈거든요.

그 일을 마친 후, 밤이 깊도록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긴 여정의 끝에서 처음으로 느껴본 종류의 설렘이었어요.


제가 연재한 <공무원은 왜 부자가 되면 안되나요?>를 마무리 지었지만,

퇴고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더군요.

이 책의 시작은 제 삶의 질문에서 비롯됐습니다.
"공무원은 정말 안정만을 추구해야 하는가?"
"부를 꿈꾸는 순간, 욕심 많은 사람으로 여겨지는 건 아닐까?"

이런 물음에 대답하고 싶어 쓰기 시작한 글이었고,
그 글들이 모이고 엮여 어느새 한 권의 원고가 되었죠.

혼자였다면 어쩌면 끝까지 쓰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퇴고 과정에서 ChatGPT와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서술의 연결, 표현의 반복, 흐름의 부자연스러움까지…
매일 퇴근 후 조금씩, 그렇게 문장을 다듬고 또 다듬으며
마침내 “이제 내보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퇴고 완료된 원고를 바라보며 고민했어요.
이제는 정말 출판사에 보내도 되는 걸까?
머뭇거림은 잠시였고, 다시 ChatGPT를 열어 이메일을 함께 썼습니다.
투고용 이메일이라는 말이 이렇게 설렐 줄은 몰랐습니다.

형식을 고민하고, 어투를 조정하고,
담백하지만 진심 어린 한 통의 메일을 완성했습니다.
그렇게 어젯밤, 제 원고와 함께 출판 제안서를 보냈습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동시에, 어딘가로부터 답장이 올지도 모른다는
묘한 떨림이 가슴 속에 차올랐습니다.


원고를 처음 쓰기 시작할 때만 해도,
한 챕터만 쓰고 멈출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새 1만 자, 3만 자, 5만 자를 넘기고,
책 한 권 분량의 이야기가 제 손끝에서 완성되었어요.

끝냈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감정은 생각보다 깊고 묵직했습니다.
무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냈다는 것,
그것도 제 이야기를 온전히 담아냈다는 것.

그리고 지금, 출판사의 ‘계약 제안’이라는 말 한 줄을 상상하며
설렘으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무 일도 없을 수 있지만, 그래도 지금 이 기분은 참 소중하네요.


물론 아직은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이 시간도 나름대로 예쁩니다.
어떤 형태로든 결과가 오겠죠.
만약 정말로 계약하자는 연락이 온다면,
그때는 또 한 편의 글을 남기겠습니다.

그때의 저도 지금처럼 담담하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길 바래봅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무언가를 끝까지 해낸 적이 있다면 이 마음을 이해하실 거예요.
작은 일을 하나 완성했다는 그 기분,
세상에 조용히 한 조각을 내어놓았다는 그 성취.

제가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혹시 어딘가에서 쓰고 싶은데 두려운 누군가가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어요”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입니다.

오늘 밤, 이 조용한 기쁨을 기억하며
유자적제경은 다음 여정을 향해 나아가보려 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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