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투고에 따라오는 초조한 마음

“조용히 설레던 마음은, 이따금 초조로 바뀌곤 해요.”

by 유자적제경

안녕하세요, 유자적제경입니다.

요즘의 저는 조금은 조용하고 조금은 조급한 하루들을 보내고 있어요.

평소와 다르지 않은 날들이 이어지는 것 같지만,

제 마음속 어딘가는, 계속해서 ‘기다림’이라는 단어가 고요하게 맴돌고 있지요.


그 기다림의 중심에는,

제가 정성껏 완성한 한 권의 원고가 있습니다.


6월 12일, 저는 ‘한 권의 원고를 완성한 밤, 조용히 설레는 마음으로’라는 제목으로

브런치에 포스팅을 했었어요.

그날 밤은 참 잊을 수 없었죠.

몇 달간 묵묵히 써내려간 글들이 한 권의 원고로 묶였고,

드디어 저는 원고를 세상 밖으로 내보낼 수 있었으니까요.


그때 저는 약 10곳 정도의 출판사에 제 원고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돌아온 회신은 단 하나,

“출간이 어렵겠다”는 정중한 거절의 메일이었어요.


이메일 알림이 울릴 때마다

혹시나 하는 기대와 함께 메일함을 열어보지만,

대부분은 조용히, 아무 말이 없네요.

시간이 갈수록 그 조용함이 저를 조금씩 초조하게 만들어요.


아마도 저는,

첫 책을 낼 것이라는 설렘에 스스로 취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글을 보고 쓰려고 했다고 믿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어쩌면 제 글이 가진 한계보다는, 제가 가진 기대감이 더 컸던 것 아닐까 싶기도 해요.


‘이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고,

누군가는 좋게 봐주리라 믿었던 마음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 믿음이 조용히 뿌연 안개처럼 희미해지고 있어요.


콩깍지라는 건,

사람에게만 씌우는 게 아니더라고요.

어쩌면 제 원고에도, 제 눈에는만 반짝였던 빛이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솔직히 자꾸 들게 됩니다.


이 기다림이 끝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한 달 정도는 더 기다려보려고 해요.

그 후에도 출판사들로부터 긍정적인 회신이 없다면,

자비출판이라는 방향도 조용히 검토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그것도 쉬운 길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 글을 쓰며,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

‘누가 출간해주느냐’보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를 먼저 묻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고요.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라도

이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보는 것.

그것이 제 마음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어요.


기다림은 참, 사람을 겸손하게 만드는 시간이네요.

그동안 썼던 문장들을 다시 읽어보고,

또다시 고쳐보며

이 길이 맞는 걸까,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를

끊임없이 묻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믿고 있어요.

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랐던 그 마음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을요.


오늘도 저는 메일함을 열어봅니다.

어쩌면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래도 다시 씁니다. 다시 기다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해서 씁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자신만의 원고를 기다리는 중이라면

함께 이 기다림을 견뎌보자고 조심스레 건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