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가르쳐준 부의 진짜 얼굴
안녕하세요, 유자적제경입니다.
3년.
그 짧지 않은 시간 안에, 저는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니, 믿으려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현실을 너무 모르던 시절의 나 자신이 만든 망상이었지만,
그 시절엔 정말 진심이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돈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면서
그때의 망상이 어쩌면 지금의 저를 키운 첫 번째 걸음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5년 쯤 전, 제 손에는 한 권의 책이 들려 있었습니다.
『엑시트』라는 제목을 단, 경공매 투자의 세계로 저를 이끈 책이었어요.
그 책을 쓴 분은 ‘송사무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송희창 작가였고, 경매계에서는 꽤 알려진 분이었죠.
그는 책 안에서 말했습니다.
“3년만 집중하면 누구든 부자가 될 수 있다.”
그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땐, 마치 운명의 계시처럼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래, 나도 3년만 미친 듯이 공부하고 발로 뛰면, 인생이 달라질 거야.’
단순했지만 강력한 신념이 생겼고, 저는 그 길을 따라가보기로 했습니다.
법원 경매 일정표를 챙기고, 권리분석을 배우고,
선순위, 후순위, 말소기준권리 같은 단어들 속에서
내일의 기회를 찾으려 애썼습니다.
지방의 소형 오피스텔부터, 오래된 단독주택까지…
부동산 사이트를 매일같이 들여다보고, 밤마다 현장 사진을 분석했어요.
그때의 저는 믿고 있었죠.
지금은 비록 월급도 적고 평범한 공무원이지만,
3년만 버티면,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부자’가 되어 있을 거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자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다르게 다가온다는 사실을요.
어떤 이는 연봉이 1억이어도 불안해하고,
어떤 이는 월세 30만 원을 아끼며 자유를 꿈꾸죠.
부자의 정의조차 다 다른데,
그 길이 단 하나의 ‘매뉴얼’로 정리될 수는 없는 일이었어요.
경공매는 분명 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하나만으로, 모든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건
지나치게 낭만적인 환상이었던 셈이죠.
3년 안에 부자가 되지 못한 지금의 제가,
그때의 저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 건
어쩌면 시간 덕분일지도 몰라요.
당시에 정말 큰 수익을 냈더라면,
지금의 저는 분명 달라졌을 거예요.
아마도 더 자만했고, 더 조급했을 겁니다.
‘3년 만에 이만큼 벌었으니,
다음엔 1년 안에 두 배는 벌겠지.’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점령했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현실보다 더 큰 꿈을 좇다가
더 큰 손실을 입고,
더 큰 실망에 휘청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저는,
부자가 되지 않은 지금의 나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자신의 자리를 너무 일찍 떠난 새는
높은 바람에 휘말리기 마련입니다.
아직도 저는 준비 중이고,
그러기에 더 배웁니다.
더 견고한 기반 위에서 오래 걸을 수 있도록.
혹자는 이렇게 말하겠죠.
“그건 그냥 자기 위로잖아.”
하지만 저는 이렇게 답할 겁니다.
“자기 위로라도, 살아갈 힘이 된다면 충분한 의미가 있어요.”
그리고 아직, 기회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돈보다 더 큰 자산인 시간과
그 위에 쌓이는 경험이
저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테니까요.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는 나름 분석도 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편이야.’
하지만 투자의 길을 걷다보면
그런 자신감이 얼마나 자주 무너지는지 모릅니다.
한 번은 채권이 좋아보여 전 재산의 대부분을 넣었다가
시장 흐름 하나에 마음이 휘청였고,
또 한 번은 경공매 현장조사에 소홀했다가
임차인의 존재를 놓친 적도 있었죠.
투자는 늘 나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정말 네 자신을 아느냐?”
그리고 저는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생각보다 감정적이고,
생각보다 자기 합리화에 능하며,
생각보다 운에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는 걸요.
하지만, 이 깨달음이 부끄럽지만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깨달음이야말로
성장을 위한 가장 정직한 출발점이기 때문이에요.
에디슨은 이렇게 말했죠.
“나는 10,000번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실패할 방법 10,000가지를 알아낸 것이다.”
저도 그렇게 믿기로 했어요.
나는 아직 실패하지 않았고,
단지 실패에 가까운 방법들을 하나하나 배워가는 중이라고요.
그리고 언젠가는,
이 모든 실패의 조각들이
저를 지혜로운 부자의 길로 인도해주리라 믿습니다.
3년 만에 부자가 되겠다는 망상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꿈은 제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라는 방향을 알려주었고,
지금의 저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어요.
돈은 아직 많지 않지만,
돈을 대하는 태도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믿어요.
이 태도 위에 쌓이는 시간들이
언젠가 제 삶을 진짜 의미 있는 부의 자리로 데려다줄 것이라고요.
지금의 나는
망상으로 시작했지만,
현실을 배운 덕분에
한층 더 ‘현실적인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참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