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인생의 전환점을 수익으로든 손실으로든 만들어 주는 장이 있다.
어제는 뭐 안타깝게도 수익이 아닌 손실로 전환점을 만들어 준 장이다. ftx 사태보다 청산이 많았다고 하니 말 다했다.
다행히 집을 사느라 시드를 많이 줄여놔서 재기불능 수준의 깡통이라던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도,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생각보다 훨씬 큰 피해를 입은 사실이다. 그리드 트레이딩 느낌으로 돌리던 북 하나가 아예 날아갔다. 날아갔을 때까지는 사실 좋았다. 추세추종 전략과 풋레이쇼 평가손익 다 합치면 전주 대비 전체 시드의 두배는 넘게 벌고 있었으려나. ath는 물론이고... (수익이 아주 드라마틱한 이유는 집 산 이후 자본효율성을 위해 레버리지를 좀 올려서 거래하고 있긴 하다)
근데 풋레이쇼를 익절하려는 순간 시장은 10분만에 수 %를 말아올리고, 또 밤에 한번 더 말아올렸다.
쉽게 말하면 다 녹은거다. 트레이딩 계좌는 작년 집사고 북 초기화하고 돈 좀 벌었던 고점 대비 -50%. 뭐 -50% 넘을지도 모르겠다. 집 안샀으면 정말로 한강 갔을지도 모른다.
서울/수도권의 실거주 집은 크게 좋은 입지가 아니어도혹시 여유되면 돈 벌었을때 사시라... 돈 벌려고 사는건맞으면서도 아닌데 자살방지용으로 좋다.
사실 증거금 관리만 잘해놨더라면, 걸어둔 익절만 오류없이 잘 걸렸다면 다 버는 포지션이었다. 실제로 22년장 ftx 그리고 루나가 이랬는데 그때는 돈을 거의 쓸어담는 장이었는데... 22년말부터 23년초, 24년초의 시장이 수익으로 전환을 만들어주는 장이었달까.
게으름. 게으름이 문제다. ad 약을 먹고서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멀었다. 아니면 돈을 최근 애매하게잘 먹고 살만큼은 벌다보니 그래서 나태해졌나.
원래 손실을 적당히 보면 무기력한데 아싸리 뭔가 새로운걸 하지 않으면 메꾸기 힘든 수준으로 손실나면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중국이 주도하던 크립토 시장에 맞춘 시스템들은 거의 수명이 다해간다. 은연 중에야 그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수개월간 새로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교체하지 않았다. 퇴사하고 회사와 정확히 같은 전략을 쓸 수 없고 코드도 가지고 나올 수는 없으니 그냥 같은 관점 시장 비슷한 전략들을 간단하게 다시 개발했고 계속 메인 북을 운용했다. 익숙한게 편했고 어쩌면 무서워서다.
단순 평균회귀/그리드 전략은 메인 비중도 아니었지만 앞으로 절대 하지 않겠다. ftx때 같은 일을 겪고 (그때는 물론 net으로 수익이 크게 났지만)
아 앞으로는 증거금 관리를 잘해주어야지 하고 추세추종 전략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하락장에서 나눠주었는데, 안 된다. 그냥 그 증거금 관리는 미친 아랫꼬리에서 불가하거나 효율이 낮은 이야기니까 하지 않도록 한다. 옵션 볼 매매도 매도포지션은 같은 관점에서 하지 않는다.
다행히, 퇴사를 하고서부터 개발한 수많은 시도해보자 않은 컨셉트의 전략 중 페어 트레이딩 전략은 비중이 작아 의미는 없으나 실거래에서 돈을 잘 벌고 있다.
추세추종이 당연히 전부 망가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근데, 흐름이 생기고 사라지는 방법이 23년도 이후로 많이 바뀌었고 물론 그 이후에도 계속 수익을 내기야 했으나 예전같지가 않다.
몇 가지 가설과 관찰이 있는데 그것으로 아마 메인 전략들의 관점은 유지하되, 다시 다듬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그리고 차익거래 셋업중인 것이 한두개 있는데 이게 무조건 잘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진짜 방법이 없음.
0. 회사일에서 새로운 기회도 찾고 충실히 하자. 여기 대표님과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 온게 크고 월급 주는데
트레이딩하겠다고 업무시간까지 그러는건 작게 회사하고 직원 채용 해본 입장에서 가장 화나는 일이고 상도에 크게 어긋난다.
1. 손매매 포지션과 남은 증거금은 최근 배포된 페어트레이딩 전략 외에 전부 현금화.
2. 메인 북 2개전략 (평균회귀성, 중국 주도 시장 시즈널러티 전략) 폐기
3. 메인 북의 나머지 2개 전략의 관점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새로운 전략으로 refinement / 재배포 (asap)
4. 레버리지가 가능한 차익거래 (옵션거래소간 차익거래) 개발 asap.
5. 사이드 온체인 mev 비즈팀에서 오퍼온거 PoC 함께 진행해보기...
이걸 어떻게 혼자 다하냐 싶었겠지만 o3 mini 보고 나는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A. 당분간 나가서 단체 운동은 못함 - 좋긴 한데 동선상 이거하면서 다른거 하려면 수면시간 깎아야함. 집에서 철봉이나 가끔 한다.
B. 대신 술 담배 쾌락적인 음식 당분간 먹지 않겠음. 돈벌때까지 퀀트 모임 외 술약속 안나감. 나가도 술 자제함.
C. 내 계좌가 계엄령이다 정치 관심끄자.
D. 약으로 수면하는건 안좋은데 잠 안자는게 더 안좋으니 멜라토닌과 가끔 자낙스 당분간은 적극적 사용하자. 지금 정신상태 안좋을땐 자낙스 먹어준 상태가 훨 멀쩡한거같다. 지금 글도 간밤에 자낙스 먹고 불안감 다 사라진 상태로의 생각 (이성적인 판단) 을 글로써 남기고 실천하기 위해 적어두는 것.
물론 인생 길다, 인생 장거리 마라톤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할 수도 있는데, 맞다 이렇게 오래 못한다. 기껏해야 6개월 길어지면 1년 한다. 하고 번아웃 찾아와서 힘들수 있다.
근데 뒤에서 누가 죽이겠다고 쫒아오는 상황인데 뛰지 않을 것인가?
강도가 쫒아오는데도 어차피 달릴 날이 많으니까 급할 필요 없고 무리해서 뛸 필요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나? 정말로?
벌 것이고 벌어야만 한다. 현생 말고 인생을 좀 살라는 아는 어른의 조언이 있었는데, 당분간은 그 조언에 따를 수는 없겠다.
사실 나도 이제는 좀 인생을 살고 싶다. 인생을 이제는 좀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근 1년의 삶이었다. 이전의 삶과 달리 소중한 관계들을 포기하지 않고, 마음껏 여행 다니며 즐기고 느꼈다.
당연히 성공을 너무 쫒다가 내 인생이 망가지지는 않았으면 한다. 현생 말고 인생 사는거 중요한거 나도 안다.
그럼에도 달리는 건 아무도 쫒아오는 사람은 없지만 왠지 달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누군가가 나를 죽여버리겠다고 쫒아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나를 죽이겠다고 쫒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얼마를 벌지는 모르겠다. 생각보다는 많이못 벌수도 있다. 근데 많이 벌긴 할거다. 내면의 성장 그런걸 타겟하지는 않고 타겟할수도 없다. 그냥 내면은억울한 일을 계속 스스로 만들다 보면 성장할 뿐인 것 같다.
돈을 잃어도 실패해도 괜찮지 않다. 인생은 길지 않고 짧다. 젊다고 앞으로의 시간이 많다고 실패해도 되는 이유는 전혀 없다.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건데?
그게 보통 인생의 전환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