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차 예방 접종(화이자)후기(2021.7.13)

2차 후기도 추가(2021.8.3)

by 도도쌤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은 우선 접종 대상자다. 다른 선생님들보다 2주 정도 일찍 주사를 맞다. 수업 마치고 애들 보내고, 다툰 애들 상담에 청소에 마음이 바쁘다. 2시까지 접종 장소로 가야 하는데 벌써 1시가 다 되어 간다. 교실 문을 잠그고 얼른 밖을 나선다.


공가 내고 접종 장소로 가는 길 입대하는 군인처럼 마음이 무겁다. 가볍게 맞으면 되는데 인터넷 예약한 후로 계속 신경이 쓰여 수업도 잘 안 된다. 뭐 잘못되면 어떡하지.. 뉴스 보니 40대도 접종하고 죽던데... 이제 나이가 들수록 걱정만 는다. "행님! 무슨 걱정이에요. 애들 위해서라도 빨리 맞아야죠." 아는 동생이 그런다. "아~ 그래. 맞제?" 하며 소심한 내 맘을 다시 잡는다.


접종장소 도착. 그런데 이게 뭐지.. 하얀 파라솔 의자에 앉은 저 많은 사람들은 다 뭐지... 혹시 노쇼 대기자들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야외 접수처에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나의 상태에 대해 체크 체크를 한다.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궁금해 슬쩍 한 번 물어본다.


"여기 기다리는 사람들은 뭐하는 분이세요?"

"주사 맞으러 온 사람들이에요."

"아~네. 2시에 예약했는데 그럼 저도 여기서 기다려야 해요?"

'혹시나 하는 기대가 산산조각 나는 건 한 순이다.'

"네. 안내하는 사람 따라가셔서 오신 순서대로 맞으시면 됩니다."

"아~네."

이 많은 사람들이 노쇼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니다. 나같이 모두 접종하러 온 사람들이다. 2시 예약인데 기다리는 사람이 벌써 100명은 된다. 언제 맞나 싶다. 집에 가고 싶은 맘이 굴뚝이다. "휴~~~~"


자리에 앉았다. 내 앞에 앉아 있는 분은 유튜브 먹방을 열심히 보고 계신다. 나보다 10분 정도 일찍 왔나 보다. 아주 여유롭게 기다리고 계신다. 내 옆 분도 선생님이신가 보다. 전화로 학교 얘기를 잔뜩 하신다. 내 주위 사람들 다 선생님이신가? 나도 할 일이 없다. 할 일을 억지로 찾는다. 혹시 주사 맞고 아프면 아무것도 못하니까 오늘 있었던 91일 차 교단일기를 블로그에 적는다. 한 30분 앉아있었나 어디선가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 다섯 분 들어가세요."


'드디어 맞으러 가는 건가?'


하나도 안 기다린 것처럼 의기양양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걷는다.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뒤로 둘러본다. 헉~ 내가 왔을 때랑 똑같이 100명 정도 기다리고 있다. 당당하게 출입구로 들어간다. 이제 주사 맞고 집으로 가면 끝이다.


그렇게 입구를 들어왔는데 '이건 뭐지?' 여긴 그냥 전산으로 접수하는 곳이다. 전산 접수처다. 컴퓨터로 일하시는 분들이 세분이나 계신다. 내 접종서랑 신분증을 그분들께 준다. 의자에 앉아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웬 접수 완료 도장과 신분증을 넣은 목걸이를 하나 준다. 목에 메라고 한다. 그리고 또 기다린다.


열체크를 하는 연세 있으신 아주머니들이 웅성 웅성 거리신다.

"오늘은 저 밑에서 빨리 내치지를 못하네. "

"그려! 빨리 내쳐야 여기서 보내줄 건데.."

무슨 말인가 싶다. 또 기다리는 장소가 있단 말인가... 5분 정도 기다리니 저 밑으로 다시 내려가라고 한다.

내만 속으로 투덜거리나? 주변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시키는 대로 밑으로 처벅처벅 내려간다.


'헉'

내려간 곳이 진짜 대기 장소다. 티브이에서 자주 나오던 곳이다. 주사 대기장소, 예진 장소, 이상반응 관찰 장소, 집중 관리 장소 등이 눈에 보인다. 심한 태풍이 발생하면 긴급하게 소집되는 비상대책위원회 같다. 관리하시는 분이 대기번호 쪽지를 한 장 주신다. '382번'이다. 쪽지를 주는 이유는 또 기다리라는 뜻이다.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래도 다행인 건 여기서부턴 1분 정도 기다리니 다섯 명씩 쑥쑥쑥 앞으로 빠진다. 그 많던 내 앞 대기자들이 사라지고 나도 예진실로 불려 간다.


나이 많은 의사 선생님이 내 접종서를 보고 물으신다.

"이름이 뭐예요?'

"000"

"어디 아파서 약 드시는 거는 없지요?'

"네"

"온도 한 번 재 볼게요."

'36.6'이 온도계에 찍힌다. 그리곤 주사 맞는 곳으로 안내하시는 분이 데리고 가신다. 드디어 주사를 맞는다. 시계를 보니 3시다. 2시에 왔으니 1시간은 기다렸다.


의사 선생님이 흰 가운을 입고 계신다. 왼쪽 팔을 걷으라고 한다. 칠부라 올리기가 조금 버겁다. 최대한 끝까지 올려 안 내려오게 잡으라고 하신다. 힘은 빼라고 하는데 옷이 안 내려가게 잡고 있으니 힘이 들어간다. 그래도 최대한 힘을 뺀다. 그리고 드디어 그 녀석을 본다.

'주사기'

'이건 뭐지? 일반 주사기랑 똑같네.'

그런 생각을 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주사기를 집으신다.

"좀 따가울 수도 있습니다. 힘 빼시고요~"

그러면서 주사를 놓는다. 아프진 않다. 맞았던 곳에 열이 살짝 난다. 우리하다.


이상반응 관찰 장소로 장소를 옮긴다. 여기서도 기다린다. 무슨 이상반응이 나타날까? 혼자서 눈을 감을 주사 맞은 장소에 신경을 쏟는다. 묵직하고 뻐근하고 우리하다. 그 외 이상반응은 없다. 15분을 기다리니 가라고 한다.


신분증을 보여주니 접종 확인서를 한 장 준다. 다음 2차 접종 날짜를 알려주신다. 오늘 너무 오래 기다린 게 걱정이 슬쩍 되어 안내하시는 분께 물어본다.

"혹시 2차 접종할 때 조금 일찍 와서 맞아도 되나요? 오늘 너무 많이 기다려서요."

"아 죄송합니다. 오늘 서버 에러가 있어서 좀 많이 늦어졌어요. 다음에도 제시간에 오시면 됩니다. 오늘 너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 네~~"

오늘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주머니들도 그렇게 이야기하셨던 거구나 싶다.


나가는 길이다. 기다리고 있을 때 접종 다 하고 반대편으로 걸어가던 사람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내가 그 길로 가고 있는 중이다. 끝났다. 나왔다. 야외 대기석엔 내가 왔을 때보다 사람이 더 많다. 200명은 족히 되어 보인다.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는 길에 힘낼 겸 시원한 막국수를 먹었다. 작년 동학년 친구가 전화를 준다. 괜찮냐고 그런다. 내일 아프면 병가 내라고 그런다. 혹시나 몰라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도 하나 샀다. 약국에서도 작년 동학년 동생이 연락을 준다. 괜찮냐는 안부 전화다. 고맙다. 부인 포함 네 통의 안부 전화를 받았다. '잘 살았구나!'싶다. '죽어도 여한이 없구나!' 싶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싶다. 너무 고마워 눈물이 살짝 맺혔다.


샤워도 하지 말라고 한다. 집에서 귤도 3개 까먹으면서 글도 적고 있다. 아직 아무 이상이 없다. 근데 친구는 아제 맞고 7시간 후에 반응이 와서 바로 해열제 먹고 다음날 하루 꼬박 고생했다고 한다. 이제 시작인가 싶다. 금 생각해보니 기다린다고 너무 지쳐 의사 선생님과 관계자분들께 수고하신다고 인사 못한 게 제일 미안하다.


오늘 접종하시러 오신 분들, 코로나 접종 관련 종사자분들 모두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기서나마 고맙다고 인사드립니다.


#어제 맞은 선생님들의 증상입니다. 참고 바랍니다.(주사 맞은 후 5시간 내)

* 주사 맞은 팔이 뜨거워지고 통증이 생김

* 맞은 팔이 땡땡 아프고 근육통 증세가 생김

* 머리가 멍하고 띵한 가벼운 두통 증상이 생김

* 갈증이 자꾸 생겨 물을 찾음


#1주일 경과 선생님들 증상

*피곤(뭔가 모르게 피곤하다.)

*두통(약간의 기분나쁜 느낌)

*미열(37~37.9)

*잠이 계속 온다.(대부분의 경우)

*허기진다.(배가 고프다.)


#2차 화이자 접종 후기

*당일(2021.8.3일 2시경)-아무렇지 않음

*다음 날 아침(8.4일 8시경)-머리가 깨지게 아픔, 주사 맞은 부위 통증

*다음 날 종일(8.4일 하루 종일)-머리가 띵하고 일어서면 헤롱헤롱 머리가 도는 느낌-어쩔 수 없이 타이레놀 한 알 먹음, 선생님들한테 연락해보니 증상이 다양함.

*선생님들 2차 맞은 증상-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픔, 근육통이 심한 몸살, 미열, 피곤, 오한, 식은땀

*3일 차(8.5일 아침)- 정상으로 회복


결론은 2차가 1차보다 확실히 세네요. 미리 마음 단단히 먹고 맞으셔야 합니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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