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내일 아빠랑 엄마랑 계곡에 물놀이 가자!"
"내일 금요일은 어린이집 가는 날인데요."
"음... 이번 주 금요일은 휴가야."
"휴가가 뭐예요? 아빠?"
"쉬는 날이 휴가야."
"와! 쉬는 날이다. 쉬는 날이다."
"아들, 딸 어린이집 친구들과 재미있게 잘 놀다 와!"
"네!"
어린이집 차량 점검으로 인해 차량이 운행되지 않아 오랜만에 아이들 내 차로 등원시켜주었다. 금요일 물놀이하러 간다는 말에 신나게 어린이집에 가는 우리 아들 딸이다.
"띵동! 띵동!"
어린이집 벨을 누르고 조금 있으니 선생님이 문을 열어 주신다.
"♡♡, 00 데리러 왔어요."
"아! 네. 근데 00 이가 휴가 휴가라고 계속하던데 무슨 말이에요?"
"아! 내일 애들이랑 물놀이하러 간다고 휴가라고 아침에 말해줬거든요. 그 말을 기억하고 있었네요."
"아! 그래서 휴가라고 했군요. 그럼 내일 등원은 하고 가는 거예요."
"아니요. 내일 하루는 쉴게요."
"아, 네 알겠습니다."
우리 아들 아침에 그렇게 쉬는 날이라고 좋아하더니 그 어려운 '휴가'라는 말을 머리에 기억하고 선생님한테 휴가 휴가라고 자랑했는 모양이다. 하원 하는 아들 딸 손잡고 휴가 이야기하며 즐겁게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휴가 안 가요?
안방에서 아들 소리가 들린다. 짬꼬댄가. 아니다. 일어나자마자 "휴가 안 가요?"라고 엄마한테 얘기한 거다. 얼마나 휴가가 가고 싶으면 일어나자마자 휴가 얘기를 할까? 엄마가 자서 대답이 없으니 내 방으로 성금성큼 걸어 들어오는 아들이다.
"아빠 일어나세요. 아침이에요. 눈 뜨세요. 휴가 가야죠!"
"우리 아들 휴가가 많이 가고 싶은 가 보네."
"네! 아빠 일어나세요. 빨리 준비해서 가야 해요."
"그래 알았다!"
시계를 보니 7시가 조금 넘었다. 우리 아들 어제저녁 부인이랑 내가 일찍 출발해서 사람 많이 오기 전에 놀다가 가자고 이야기 한걸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빨리 준비하라고 한 거다. 휴가 가잔 소리에 우리 딸도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누워서 아들 딸 둘이서 이야기하는 것 듣고 있으니 재미가 쏠쏠하다.
"00아! 물놀이하러 가자!!"
"준비 운동하기 싫은데"
속으로 하하하하며 웃는다. 어린이집에서 물놀이하기 전에 준비 운동해야 하는 걸 배웠는 모양이다.
"그럼 넌 바깥에서 구경해!"
"준비 운동하기 싫은데..."
"사람 많이 있겠다. 빨리 산계곡 가자 아빠!"
"아빠, 유진이 유민이도 키즈파크 갔데요. 놀이동산 가고 싶어요."
갑자기 아들 놀이동산 가자고 칭얼댄다. 그걸 우리 딸 바로 무마시킨다. 벡스코가 안 되는 이유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코로나 1000명 넘어서 안 돼!"
"그때 우리 갔잖아 벡스코"
"그땐 코로나가 괜찮아서 갈 수 있었지. 지금은 안 돼!"
속으로 우리 딸 다 키웠다 싶다.
"수영복 입자"
엄마가 안방에서 나오며 수영복을 각각 하나씩 갖다 준다.
"수영복 입으러 가자!"
아들 수영복을 보더니 바로 마음이 바뀌어 큰 소리로 외친다.
"아까는 싫어하더니 이제 즐거워하네"
딸의 한 마디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오에 오에 오에"하며 춤을 추며 갈아입는 아들이다. 금요일 어린이집 가는 날인데 수영복 입고 계곡에 가니 얼마나 신나겠는가?
모처럼 여름휴가 가까운 계곡에서 신나게 물놀이한 하루였다. 5살 우리 아들 '휴가'라는 단어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일어나자마자 '휴가 안 가요?'라고 한 걸 기억이나 할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