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폭발하겠다."

아빠 육아일기

by 도도쌤

"아들, 옷 갈아입자!"

"아빠, 이것만 더 하고요!"

"그래, 로봇 만들고 옷 갈아입고 어린이집 가자!"

"네!"

아들내미 어린이집 보내기가 만만치 않다. 대답은 '네'하면서 계속 블록만 가지고 논다.

"아들! 놀이터 가서 아빠랑 괴물 놀이하자!"

"괴물 놀이 싫어! 아빠 그물에 매달려서 떨어지기 하자!"

"그래! 그물 놀이하자! 이제 옷 갈아입자!"

다행이다. 놀이터에 가자는 내 전략이 성공했다. 놀이터에 그물 타기 하러 가자고 겨우 꼬셔서 아들내미 옷 갈아입힌다. 딸은 벌써 옷 다 갈아입고 아파트 현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21층에 멈춰 있다. 얼른 내려가는 버튼을 누른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헉'

대형 유모차 한 대가 엘리베이터 한가운데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고, 유모차 양 옆으로 아기 엄마와 씽이를 타고 있는 남자아이가 있다. 그리고 아줌마 한 분이 재활용 박스를 한 가득 가지고 계신다. 우리 아들, 딸 씽씽이 하나씩 타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가고 나 부인까지 타니 거의 만원이다. 문이 닫힌다.

"우와! 사람 많다!"

우리 아들 기어이 한 마디 한다.

엘리베이터가 속도를 못 내고 천천히 내려가더니 17층에 도착한다.

"땡!"

아주머니 한 분이 비닐 재활용과 플라스틱 재활용을 한 가득 들고 타신다.

"엄청 좁다. 엘리베이터."

아들의 한 마디에 다들 피식 웃는다. 따닥따닥 겨우 서 있는 공간에 웃음꽃이 핀다. 내려가던 엘리베이터가 다시 14층에 멈춘다.

"땡!"

출근하는 직장인 한 분이 탄다. 속으로 탈 자리가 있겠나 싶다.

"엘리베이터 고장 나겠다."

아들의 또 한 마디에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웃는다.

"괜찮다."

"하하하하"

"호호호호"

웃는 사이에 엘리베이터가 5층에서 한 번 더 멈춘다. 운동하러 가는 어르신 두 분이 타신다. 벽 쪽으로 바짝 붙는다. 진짜 이젠 탈 자리가 없다. 리도 없고 마스크 때문에 숨 쉬기가 힘들 정도다. 맨 처음 타고 있던 조용하게 서 있던 씽씽이 남자애가 한 마디로 이 상황을 평정한다.

"엘리베이터 폭발하겠다."


그 말에 모두들 하하하하, 호호호호, 크크크크하며 마음껏 시원하게 웃었다.


그 바쁜 아침 출근길에

그 꽉 찬 엘리베이터 안이

아이들의 솔직한 말 한마디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엘리베이터 안이 얼마나 삭막한 곳이 되었겠는가? 다들 얼마나 서로 눈치 보고 인상 찌푸리고 불편하게 지 않았겠는가?


우리 아이들이 고맙다.

너희들이 꽃이다.

너희들 때문에 웃는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웃 간에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