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비가 왜 오는지 알아요?"
"왜 오는데?"
"동물들이 식물들이 자라기 위해서 비가 온데요."
"아! 그래? 비가 참 고마운 일을 하네. 아빠는 그것도 몰랐네. 우리 아들 비처럼 고마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네!"
"하늘이랑 구름은 뭘로 만들었어요?"
"뭐로 만들었는데 아들?"
"클레이로 하늘색 물감을 섞어서 만들었어요."
"하늘은 잡히지도 않잖아."
우리 아들 하늘이 클레이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딸 시크하게 동생의 순수함을 처참히 무너뜨린다.
"아이고! 허리야!"
"아빠! 허리가 왜 아파요?"
"허리가 다쳐서 그래."
"왜요?"
"뭐 들다가 다쳐서 그래."
"아빠 허리 조심하세요."
우리 아들 허리가 아픈 아빠가 걱정되어 물어봤던 모양이다.
다섯 살 눈에 비친 세상. 그 세상 모든 게 궁금한 우리 아들이다. '왜요?'를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있는 우리 아들이다.
어린이집 하원길 평소처럼 한 손에는 아들, 다른 한 손에는 딸 손을 잡고 아주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한다. 집에 거의 다다를 무렵 아들의 '왜요?'쇼가 시작된다. 오늘은 주변에 높이 솟아있는 아파트들이 궁금한 모양이다. 나는 하나도 안 궁금한데 우리 아들은 그게 너무 궁금한 가 보다.
"아빠! 왜 우리 아파트는 커요?"
(아파트가 크고 높고 여러 동이 있다는 뜻 같다.)
"아! 그건 사람이 많이 살아서 그렇지."
(자신 있게 대답해준다. 근데 성에 안 찾나 보다. 또 질문이 이어진다.)
"왜 사람이 많이 살아요?"
"그건 주변에 야구장도 있고 마트도 있고 학원도 있어서 사람 살기 좋아서 그렇지."
(사람이 많이 사는 이유를 설명해줬다. 나름대로....ㅠ.ㅠ 근데 또 질문이..)
"아빠! 왜 주변에 그런 게 많아요?"
"그거야 사람들이 돈 많이 벌려고 그렇지."
(맞죠? 맞죠? 맞죠? )
"왜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그래요?"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것 먹고 가고 싶은 데 가려고 그러지."
정말 아쉽게도 놀이터 간다고 아들과 대화는 여기서 멈추었다. 그런데 아들과 대화하면서 왜 사람이 많이 살고, 왜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돈 벌고 애들 키우느라 생각 자체를 안 하는데 아이의 질문에서 내가 철학을 하고 있었다. ' 아! 다 이유가 있었구나!' 삶의 단순한 진리를 알게 된 시간이었다. 희한하게도 내가 대답하면서 내가 깨우치는 시간이 되었다. 그 단순한 삶의 진리란 이런 것이었다.
다들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가고 싶은 데 가려고 다들 돈을 벌고 여기 사는 거구나!
매일 아이들의 '왜요?", "뭐예요?"에 대답하느라 정신없는 요즘이다. 그렇지만 아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한다. 다시 원초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한다. 그러면 의외로 단순한 삶의 진리들이 보이진 않을까? 아들내미의 '왜요?'에서 세상을 다시 보기 시작한다.